가금 / 한돈

■ 가금

 

AI로 시작, AI로 마무리

 

산란계·종계에 피해 집중

계란값 폭등 수입문 열려

노계도계장들 경영 압박

자조금 거출 저조 후폭풍

백신 접종 찬반논란 과열

 

계열사 불공정 행위 제동

가금산업 발전대책 마련

유럽발 살충제 계란 파문

‘난각 산란일자’ 법제화로

 

올해 정유년은 ‘닭의 해’이기 때문인지 닭과 관련된 이슈가 유난히 많았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슈는 다양했지만 크게 ‘AI’와 ‘계열사’‘살충제계란’ 등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겠다.

AI로 시작해 AI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AI의 피해가 컸고 이로 인한 후폭풍으로 1년 내내 몸살을 앓았다.

먼저 계란가격 고공행진이다. 산란계와 산란종계에 피해가 집중된데다 이동제한으로 계란반출에 제동이 걸린 까닭에 계란가격이 폭등했다.

이에 정부는 할당관세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국 미국산 하얀계란과 태국산 계란이 한국땅을 밟았다.

이동제한 기간이 길어지며 입·출하에 발이 묶였지만 이에 대한 지원책은 사실상 전무했다. 육계농가는 입식지연으로, 토종닭농가는 출하지연으로, 산란계농가는 병아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병아리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음에도 불구, 구할 길이 없던 농가들은 결국 산란노계의 생산주령을 연장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노계도계장들의 경영압박과 계란자조금 거출저조란 결과를 낳았다.

정부가 ‘AI·FMD 방역개선대책’을 내놨지만 △5년 이내 3회 발생농가 축산업 허가 취소 △방역부담금 등 확충방안 검토 △동절기 육용오리·토종닭 사육제한 유도 △산란계 복지형 케이지 사용 의무화 등의 독소조항만 가득해 결국 양계협회·육계협회·토종닭협회·오리협회 등 4개 가금단체 합동 규탄집회로 이어졌다.

게다가 금년 AI는 H5N6형과 H5N8형이 동시에 발생하는가 하면, 기온이 올라가면 발생하지 않았던 전례와 달리 6월에도 발생해 가금농가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특히 H5N6형 바이러스는 중국 등지에서 인체감염 사례가 있었던 까닭에 어느 때보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았고, 때문에 AI백신 접종여부를 두고 찬반논란이 과열되기도 했다.

양계협회, 육계협회, 토종닭협회 등 3개 단체장들의 임기 종료에 따라 새로운 수장을 선출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양계협회는 이홍재 부회장이, 토종닭협회는 문정진 부회장이 각각 회장에 당선됐고, 육계협회 정병학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BBQ 등 치킨프랜차이즈업체의 ‘갑질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며 계열화사업자의 불공정행위도 수면 위로 부상했다.

양계협회에서는 하림을 불공정행위로 공정위에 제소하는가 하면, 육계협회 내에도 ‘육계 계열화사업자 불공정행위 신고센터’가 설치됐다.

정부도 △계열화사업자 부당행위 근절 △계열화사업 역량 강화 △계열화사업 관리체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가금산업 발전대책을 내놨다.

가장 큰 사건은 ‘살충제계란’ 파동이다. 유럽발 살충제계란 파문이 한국땅까지 상륙하며 이에 대한 파장이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이 와중에 정부는 오락가락 발표로 화를 키웠고 결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려 계란가격이 폭락했다.

이에 식약처는 ‘난각 산란일자 표기’ 법제화 카드를 꺼내들었고, 식약처 앞에서 계란농가와 계란유통업자 합동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AI와 살충제계란 파동의 여파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해이기도 했다.

하림이 동물복지 닭고기 브랜드 ‘그리너스’를 선보였으며,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 닭고기브랜드를 도입한 참프레 역시 동물복지 제품에 대한 홍보를 강화키 위해 제품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정유년은 지난 11월 17일 고창 육용오리 농가의 AI 확진에 따라 AI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내논 가금 휴지기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타 지역의 오리입식이 증가하고 있어 가금산업에 미칠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김기슬 기자

 

■ 한돈

 

공급량 사상 최고에도 값 강세

 

AI 발생 대체효과 톡톡

돼지고기 소비 증가추세

올 1인당 23kg 넘길 듯

자유화 20년 수입 급증

자급률은 71%로 떨어져

 

협회, 한돈혁신센터 건립

수준 높은 교육제공 기대

한돈산업 발전 기여할 듯

 

한돈가격 강세가 4년 연속 이어졌다. 사상 최고 의 돼지 도축두수 기록과 돈육 수입량 증가에도 높은 한돈 가격대를 유지했다. 공급량 증가에도 높은 한돈 가격 유지는 돈육 소비량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돈인증점 증가 등 고정 소비처 확대와 함께 살충제 계란 사태 여파,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대체 소비 효과 등이 힘을 보탰다.

올해 주목받은 이슈로는 4년 연속 돼지가격 강세에 이어 하태식 대한한돈협회 회장 선출 및 19대 집행부 본격 활동, 제주 가축분뇨 불법 배출 파장, 한돈혁신센터 건립 추진 등이다.

국립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돼지 도축두수 누계는 1367만두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도축두수는 2016년 1650만두를 넘은 1670만두 가량으로 전망된다. 사상 최고의 돼지 도축두수 기록 경신이다. 돈육 수입량은 36만톤 가량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공급량 증가에도 돈가는 11월에도 4000원대 후반을 유지했다. 가장 큰 요인은 국민 1인당 돈육 소비량 증가. 1인당 돈육 소비량은 10년 전인 1997년에 15.3kg에서 2016년 22.5kg으로 47.1% 증가했다. 올해는 23kg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입육협회에 따르면 돈육 수입 총량은 올해 1~10월까지 31만 1077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9261톤(23.0%)이 증가했다. 삼겹살이 14만 9337톤을 수입해 전년 동월 대비 3만 4861톤(30.5%), 앞다리를 12만 1066톤 수입해 전년 동월 대비 1만 9811톤(19.6%)이 늘었다. 삼겹살과 앞다리가 돈육 전체 수입량의 86.9%를 차지한다.

국가별 수입실적(10월 누계)은 미국이 전체 수입량의 11만 10톤(35.4%)으로 가장 많고 독일이 7만 1477톤(23%), 스페인 2만 9392톤(9.4%), 네덜란드 1만 9801톤(6.4%), 칠레 1만8851톤(6%), 캐나다 1만 2009톤(3.9%), 오스트리아 1만 1747톤(3.8%), 벨기에 7530톤(2.4%), 프랑스 5951톤(1.9%) 순이다.

돈육 수입 자유화 20년(지난 7월)을 맞았다. 5만 여톤 수입되던 물량이 부산물을 포함해 40~50여만 톤으로 10배 가량이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한돈 자급률은 71%로 떨어졌다.

주요 이슈를 살펴보면 우선 하태식 대한한돈협회 신임 회장이 11월 1일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하 회장은 한돈혁신센터 건립기금 3000만원 쾌척에 이어 한돈농가 고충상담센터 운영, 미래전략·유통종돈·질병방역·환경개선 등 4개 특별위원회 구성 등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돈혁신센터 건립은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주요사업은 △한돈농가 현장 실습 교육을 통한 농장 생산성(MSY) 향상 방안 제시 △ICT 융복합 표준 모델 제시 △양돈농장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시험·실험 등이다. 한돈협회는 수준 높은 교육으로 농가 경쟁력 향상 등 한돈산업 발전에 기여 할 것이라 기대한다.

전문가들은 “농가들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농가 생산성은 2016년 MSY 18두 수준으로 전망하면서도,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축산 선진국의 MSY 30두에 비해 낮은 성적이다.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만들기 위해 생산성 향상, 생산비 절감, 악취 저감, 안정적인 가축분뇨처리 등에 관심을 갖고 부족한 사항을 개선해 나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정희 기자 penerg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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