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을 다녀와서

 

PSY 30마리 이상 다양한 실험 중…혁신 바람

 

 

2017년 3월 농협 축산경제지주는 양돈농가 소득 증대 및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과 양돈협력사업 MOU를 체결하고, 세부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과제 중 연수프로그램은 농협 각 조합 지도요원 및 조합원들이 기수별로 참가해, 단순 견학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양돈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실행하는 것이다. 이 글은 첫 기수로 국내 양돈농협 지도요원들과 약 2주간 네덜란드 현지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본 네덜란드 양돈산업에 대한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수의 전문가로서 종돈개량의 현장에서 일해오고 있는 그의 안목을 통해 본 네덜란드 선진 양돈현장을 대한민국 양돈인 뿐만 아니라 양돈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참고할만한 것들이기에 전문을 게재한다.

 

기존의 해외 선진지 견학시 대부분 선진지 방문과 여행(?)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2주간 연수프로그램의 경우 평일에는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에서 운영 중인 돼지혁신센터(VIC)에서 대부분 실제 농장현장, 분뇨처리과정, 경제성 분석과 같은 교육을 받았고 현지 환기시설회사, 사료회사, 축산기자재회사, 도축장 방문도 병행해 내실있는 교육을 받았다.

 

# 네덜란드 양돈장 리빌딩 중

 

네덜란드 및 유럽 양돈선진국에서는 우수한 생산성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필자는 이미 한국에서 세미나 등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첫 강의 시간에 네덜란드의 양돈 현황은 한국과 많이 유사했다.

사육규모는 약 1200만마리, 사육호수는 4000호 정도로 한국과 유사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을 잃은 농가는 사라지고 전체 사육규모는 유지한 채 규모화되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었다.

네덜란드 크기는 한국의 1/3 수준이지만 산이 없기 때문에 효율성은 높았고 특히 인구가 한국의 1/3 정도인 1700만 정도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돼지고기 자급률이 2016년 기준 265%로 네덜란드는 돼지고기를 수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산업구조로서 양돈농가가 처절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필자가 거의 머물렀던 와게닝겐 대학 양돈혁신센터(VIC)는 우수한 농장성적을 기본으로(PSY 30두 이상)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었다. 특히 동물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미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국가별로 동물복지와 관련 법제화돼, 유럽의 축산농가에게는 강제사항이고 소비자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 축산농가들도 이를 따라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동물복지는 단순히 동물의 복지에도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더불어서 생산성 향상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필자는 이번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돼지의 행동학적인 측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현장 교육간 임신 모돈의 ‘분만 전 행동(nesting behavior)’에 초점을 맞춰, 이를 분만사에 응용하는 것은 한국에서 전혀 받지 못한 교육이었다.

이제까지 한국에서는 모돈에 대한 사료 관리, 수태율 향상, 비생산일수 감소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네덜란드 돼지혁신센터(VIC)에서는 분만 전 모돈이 둥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하여 분만 간 스트레스 줄여주고 충분히 포유자돈을 케어할 수 있도록 행동학적인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여기에 한국에서처럼 포유자돈이 입붙이기 사료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사료를 그냥주는 것이 아니라 모돈으로부터 사료 먹는 행동을 배울 수 있도록 모돈의 급이기 앞에 포유자돈의 사료 급이기를 설치하는 것 등은 굉장히 이색적이었다.

아울러 동물복지 관련법을 준수하기 위해 모돈에게 기존 스톨 대신에 반스톨 형태 또는 ESF를 운영하고 있어 교배 4일 후에 임신사로 이동하여 군사형태로 사육 중이었다. 분만사에서도 모돈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분만 2일차까지만 압사 방지를 위해 분만틀을 조여 놓았다가 그 이후에는 느슨하게 하여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동물복지법에 맞춰 EU 전체 기준으로 이유자돈은 두당 0.3㎡, 비육돈은 0.65㎡인데, 네덜란드에서는 이유자돈은 0.35㎡, 비육돈에서는 0.75㎡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제한된 사육 공간 내에서 돼지 두당 사육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동 가능한 복층 돈사도 운영 중이었다.

또한 산업동물 특성상 당연히 도태되는 자돈들도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안락사시키기 위한 장비들도 도입되어 있었다. 안락사 장치에 질소 가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안락사 중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갓난돼지를 사료 제조 판매하는 네덜란드 사료회사들이 많지 않았지만 그들이 유럽 내에서 시장점유율 40~50%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실험농장을 보유 운영 중이었다.

일반 양돈농가에 갓난 돼지 사료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실제 회사 자체의 모델 농장 환경 및 관리방법을 일반 양돈농장과 동일하게 조성해, 회사의 제품을 시험하고 최종적으로 좋은 제품을 일반 양돈농장에 공급하고 있었다.

이렇게 제품개발단계에서부터 경쟁력을 확보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네덜란드는 세계 제일의 농업대학인 와게닝겐 대학이 지속가능한 축산의 발전을 위해 연구부문과 산업체가 끊임없이 협력을 하고 이를 토대로 양돈선진국이 되었다.

이번 연수프로그램을 통해서 앞으로 한국 양돈산업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농가 스스로 노력 및 자기 계발도 중요하지만 농가에 정확한 정보 및 연구 결과를 제공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 양돈농가가 이를 바탕으로 실행했을 때만 성과를 낼 수 있고 FTA 대비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암튼 약 2주간 각 지역 양돈농협 지도요원들과 네덜란드에서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받았고 각 지역 양돈현장에서 애로사항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더불어서 교육간 많은 편의를 제공한 교육 총괄 책임자인 와게닝겐 대학 양돈경제학자 로버트 호스테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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