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곡물 저가 매수 인식 확대

수급 측면 강세 요인 부각

 

특별한 이슈 없이 안정적인 수급 관계가 형성되어 곡물 가격이 저점에서 횡보해왔으나 최근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다. 시카고 선물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곡물의 가격 변동성을 살펴보면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우던 옥수수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었으며 지난 10월 중순의 저점까지 떨어졌던 대두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겨울밀은 저점에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최근 이상 기류를 보이며 상승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포지션 가운데 순매도 포지션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여 과매도에 따른 저가 매수 인식이 확대되면서 곡물 가격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기술적인 지표에 따른 매수 이외에 수급 측면에서의 강세 요인 또한 부각되면서 곡물 가격은 심상찮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곡물 작황 상태는 옥수수 및 대두가 수확 막바지에 이르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옥수수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의 수확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나 생산에 차질을 빚을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겨울밀의 경우 예년 수준으로 발아 과정에 있으나 생육 상태가 예년보다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 주요 옥수수 및 대두 산지는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파종과 생육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기후 변화에 따른 불안감이 잠재되어 있다. 특히 대두의 작황 상태에 따라 2기작 옥수수의 생산 역시 결정되는데 2기작 옥수수 주산지인 마토 그루소 주에서의 옥수수 생산량이 작년 대비 19%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무엇보다 아르헨티나의 상황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계속해서 라니냐 현상의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라니냐 현상 발생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농작물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데 아르헨티나는 현재 상당히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현재 35% 정도의 옥수수 수확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12월 중반 이후 수분 단계에 이르기까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경우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다.

중국의 대두 수입 수요 증가 역시 대두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중국의 대두 수입량이 1억 톤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계속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대두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인도가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식용유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함에 따른 대두유 가격 하락이 대두 가격의 상승세를 다소 제한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 기상 환경 감시청은 남부 우랄 지역에서 지난 9월 말에 방사성 물질인 ‘루테늄-106’이 평소보다 수백 배 가까운 양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을 지난 21일 밝혔다. 그 근방의 원자로에서 유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체나 환경에 유해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농작물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러시아의 소맥 수출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외적으로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유가가 상승하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곡물 가격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의 대내외 강세 요인이 곡물 시장을 새로운 전환점으로 바꿔 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곡물 가격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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