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의약품 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 FTA 확대, 국내 축산업의 위축 등 여러 방면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부정적인 기류가 흐른다.

특히 국민들의 식품안전과 위생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안전과 위생에 관련된 부분의 규제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동물용의약품 분야에 있어서도 재평가·잔류허용기준 등의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

이러한 경영 환경과 이슈들은 동물용의약품 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동물용의약품 업계는 분발하고 정진했다.

제조시설을 선진화하고 고품질 우수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이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도 기울여 성과를 도출했다.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런 노력으로 2007년 467억원에 불과했던 국산 동물용의약품 수출액은 2011년 1172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엔 2725억원을 거양하는 등 10년 새 6배 성장을 일궈냈다.

수출 급증에 따라 정부는 동물용의약품산업이 지속성장이 전망되는 유망산업이라는 점을 인지해 지난해 5월 수출주도형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대책을 수립해 추진 중에 있다. 대책의 주요 골자는 2020년까지 국내 생산규모 1조원, 수출 5억불, 수출비중 54%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육성 인프라 확충과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

이의 일환으로 올해 동물용의약품 산업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방역정책국이 신설되고,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에 동물용의약품 산업을 전담하는 동물약품계가 신설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약품관리과 내에도 동물용의약품 수출 지원을 전담하는 조직(수출지원팀)이 신설돼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주도하에 동물용의약품 수출지원 업무를 담당할 부서가 새롭게 만들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산업 육성 및 수출활성화를 위한 조직 기반이 더욱 튼튼해진 상황. 그러나 한 켠에서는 신설 조직들이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부족한 인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약품계와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출지원팀의 인원은 형식적으로는 각각 3명. 문제는 이들이 동물용의약품 전담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업무에 기타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1인 다 역의 업무 분장의 상황에서는 현장 수요 중심의 지원 체계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업무를 발굴할 만한 여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인력증원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과 단위로 확대 운영하는 것이 검토돼야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해당 조직 공무원들의 역할을 명확히 해 최소한 고유의 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약강국을 목적에 두고 있지만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에서는 아직까지 열세에 있다. 이는 국가차원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성장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하는 동물용의약품 산업은 정부의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여러 의미에서 동물용의약품 업계는 분기점에 왔다.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적 뒷받침은 필수적이다. 때문에 어렵게 구성된 동물약품계와 수출지원팀이 유명무실한 조직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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