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점태 기자

 

한마음대회가 대부분의 지자체별로 개최됐다.

경남도와 합천군이 주최하고 경남농협과 경남축산단체협의회가 주관한 7번째 경남축산사랑한마음대회가 지난달 27일,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열리고 있는 합천에서 열렸다.

경남 미래축산 50년을 선도해 나갈 축산인의자긍심을 고취하고 축종 간 소통과 화합을 통해 경남 축산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축제라고 목적을 설명하고 1200여명의 축산인이 자리했다고 밝혔다.

행사는 식전행사와 개회식, 비전퍼포먼스, 축종별 시식회 등 나름 축제를 위한 모양 갖추기는 좋아보였다.

요즘의 여느 축제처럼 현란한 음악과 자극적인 전자파의 괴성(?)으로 시작된 식전공연과, 주최측 높은(?)어른들의 축산인에 대한 격려와 축사가 이어졌고, 비전퍼포먼스라는 이름의 첨단 전자쇼도 진행됐다

시대가 변하긴 했어도 기자의 기억엔 그리 멀지않았던 시절의 도별 축산진흥대회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당시에 매년 지역시군을 돌아가며 열리던 도 축산진흥대회는 그야말로 축산인의 관심과 참여가 함께했던 진정한 축산인의 축제자리였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테다.

식전행사라는 이름을 굳이 붙이지 않았어도 흥겨운 우리가락과 장단이 대회장을 덮었고, 걸쭉한 막걸리 몇 잔은 냄새나고 열악한 현장에서 땀 흘리던 축산인의 노고와 시름까지 잊게 하는데 충분했다.

가마솥 속에는 펄펄 끓는 국밥이 입맛을 돋우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국밥 한 그릇에 막걸리 몇 잔 들이 킨 축산인들은 모처럼 거나한 기분으로 둘러앉아 주름 펴는 웃음을 짓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

지금은 시대변천에 따라 육질진단 등 변하고 선진화된 우리축산의 오늘을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소가, 우리시군에서 출품한 소가, 상위권에 들어야 한다는 축산인들의 관심과 간절한 기대만으로도 하나가 되고 뜨거웠던 그때가 그리운 것은 나만의 추억일까?

시대가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언젠가부터 우리의 축제는 전통적으로 뛰어나고 우수한 우리의 흥과 모습을 다 던져버렸다.

우리음악도, 우리가락도,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우리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춤사위마저도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뒷전신세가 된듯하다.

안타깝게도 우리가락은 맛보기나 양념처럼 잠깐 축제에 등장할 뿐이다. 그뿐 아니라 축제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하는 예산과 기획이 필요한 이벤트로 변하고 말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요즘의 모든 축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관객의 혼을 다 빼고 막을 내리는 곡마단의 공연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는데, 우리 농민과 축산인을 위한 축제마져 이미 이렇게 자리 잡아 더 서글프기 까지 하다.

진정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이벤트 기획사의 비용에, 이름 있는 연예인 몇 사람 초청하는 비용이 엄청난 축제비용의 대부분이다.

적게는 몇 천 만원에서 억대가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이런 축제를 이제는 경쟁이라도 하듯 많은 협동조합과 지자체가 다투듯 펼치고 있다.

이벤트 회사를 위한 축제라고 노골적으로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 농·축산 관련 축제만이라도 새로워지기를 촉구해 본다.

과연 이번 축산사랑 한마음대회에 참석했던 1200여명의 경남 축산인들의 가슴에 진정 경남 미래축산을 위한 자긍심과 축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새롭게 충전이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남는다.

돌아가는 축산인들이, 시끄러운 나팔소리가 멎고 불 꺼진 곡마단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처럼 서글프고 허무한 축제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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