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협·자회사 제품 찬밥 신세

 

농협의 지난해 유통사업 매출액은 대형마트 업체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매출액보다 큰 13조7000여억원에 달했지만, 농협 하나로유통은 회원 농축협이나 농협 자회사가 생산한 농축산물 취급을 등안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는,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국회농해수위원들의 강한 질책이 이어졌다. <6면 농협국감>

위성곤 위원은 ‘농협중앙회 연도별 유통사업 매출 총액’을 근거로, 2016년 농협중앙회 유통사업 총매출액은 13조 7426억원으로, 같은 기간 롯데마트 8조5080억원, 홈플러스 6조6067억원을 크게 상회할 뿐 아니라, 2016년 농축산부 예산 14조2883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이러한 매출의 지속적 상승은, 수차례의 국정감사를 통해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가 수입농산물 판매, 외국산 제품 확대 등을 지적받아왔지만 이를 무시하고, 우리농산물 판매보다 유통사업 자체의 확장에만 치중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현권 의원은 “농협이 이러한 매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회원 농축협이나 자회사가 생산한 농축산물이나 가공식품보다 식품 대기업의 제품 판매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은 참 ‘희한한’ 일”이라면서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써 할 일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하나로 유통의 경우, 농협목우촌의 삼계탕, 햄, 소시지 그리고 부산경남우유의 우유와 요쿠르트 취급 비중이 각각 10%·18%에 그쳤다. 반면 진주햄 소시지, 푸르밀 요쿠르트, 남양유업 우유, 롯데푸드 치즈, 매일유업 치즈 등의 취급 비중은 72%에 달했다.

또 농협유통의 고삼농협 곰탕 취급 비율은 고작 0.2%에 불과했고, 이에 비해 농업회사법인(주)우리가 곰탕 2.3%, (주)세인플러스 곰탕 3.7%, 농사법인 디온앤팜 14.3%, 다한영농조합법인이 79.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현권 의원은 “농협이 농협 상품을 외면하면서 경쟁 대기업 상품을 선호하는 일이 지속된다면 농협 판매사업이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아무리 대기업들이 싼 값에 공급한다고 해도 서울우유, 목우촌, 지역 농축협 등이 생산한 농축산물이나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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