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낙농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을 지켜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한미 FTA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록 농축산부장관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개정 협상에서 농업분야에 대한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미 농축산분야가 완전개방이나 다름없는 처지에 더 이상의 개방은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체결된 FTA에 따르면 낙농품은 분유에 대한 고율관세(176%)만 지켜내고 분유, 연유에 대해서는 모두 내어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이 EU, 호주와 EPA 협상에서 국내산 치즈 사용 시 수입산 치즈 TRQ를 배정한 방식을 채택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다.

체결 이후 수입량을 살펴보면 협상의 결과가 여실이 드러난다.

발효 전 5년간의 평균 수입량과 발효 이후인 2015년 수입량을 비교해보면 분유는 1874%, 치즈는 324%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 EU, 호주, 뉴질랜드와의 FTA 체결·발효에 따라 2016년 원유로 환산한 유제품 수입량은 183만 톤으로 FTA 발효 전인 2010년(113만 톤)보다 62%(70만 톤)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산 원유자급률은 65.4%에서 52.9%로 급감했다.

잘못된 한·미 FTA 협상결과로 인해 국내 낙농산업의 기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생산자 단체는 이를 두고만 볼 수는 없다며 재협상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분유 TRQ 복리증량에 대한 연한 설정△TRQ 저율관세 적용(현행 무관세 적용)△TRQ 관리방식 변경(국내산 구매조건 등) △농산물세이프가드(ASG) 적용 등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을 한 가지라도 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산업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다. 양자 간 협상에서 한쪽에만 유리한 치우친 결과는 그 누구도 승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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