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농산물 취급…농협 근간 흔들린다”

 

지난 20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국정감사는, 농협중앙회의 잘못을 꾸짖기보다 의원들의 ‘당부’가 더 많았다. 협동조합의 중요성이 더 깊어진 만큼 향후 역할에 비중을 뒀다. 중간 중간 날카로운 질문이 나오긴 했지만, 이미 오래전의 일에 대한 것으로 별 의미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국감 1시간 전 전국한우협회가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농협 적폐 청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들의 관심을 끌어 국감장에서 한우협회의 주장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기대한 만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되지는 않았다.

 

설훈 국회농해수위원장은 국감에 앞서 “농협은 농업인들의 권익보호가 소명”이라고 농협 역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2013년 신경분리된 지 5년이 지났지만 당초 기대한 만큼 농민들이 혜택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문표 의원은 농협이 가지고 있는 60여개에 달하는 골프장을 지적하면서 “농협이 로비하는 데 쓰느냐”고 말했다. 또 홍 의원은 농협 공판장에서 수입농산물을 취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이해한다고 해도 취급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농협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한우협회의 ‘농협 적폐청산’에 관해서도 언급이 있었다.

김성찬 의원은 “지금 농협은 농민을 위한 농협이라기보다 농협을 위한 농협”이라면서 “농민은 줄고 있는 데 농협의 직원들은 늘고, 농가소득은 오랫동안 3000만원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데 농협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그 두 배를 넘는다”고 꼬집었다.

방만한 경영에 이어 중앙회 조합장 이사들에 대한 대우도 지적됐다.

“중앙회의 조합장 이사가 월 400만원에 활동비 명목으로 50만원을 따로 지급받는 것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며 “향후 조정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김병원 회장은 “조합장 이사들이 지역에서 협동조합의 권익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기에 그에 대한 비용으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파견 직원에 대해서도 질의가 있었다.

이완영 의원은 “농협중앙회의 명칭사용료, 수수료, 배당금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개편하고, 중앙회 임직원들의 자회사 겸직, 파견을 최소화해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교육지원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모든 계열사에 명칭 사용료 격인 ‘농업지원사업비’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는 직전 3개년 평균 매출액(영업수익)의 2.5% 이내에서 계열사별로 차등해 부과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협은 2017년 4057억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이밖에도 각 지주별, 자회사별로 제각각 별도의 수수료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그 예로 “2016년 농협사료의 경우, 농업지원사업비로 43억원, 배합사료 공동구매지급수수료 명목으로 93억원, 또 배당금 차원에서 285억원을 중앙회로 내는 등 사실상 3중 지급을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비용을 최소화하면 농협사료 가격도 인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간 사료의 가격인하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파견 직원과 관련 “너무 많은 인력이 자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래서는 자회사가 책임있는 경영을 할 수 없으니, 중앙회는 중앙회의 일만 하라”고 질타했다.

파견 이외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의 자회사 겸직 문제도 언급됐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임이사로 있으면서, 농민신문사 대표를 겸직해 이중 급여를 받고, 경제대표이사는 하나로 유통 등 5개 자회사, 축산경제대표는 목우촌 등 2개 자회사에 이사를 당연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회 및 각 지주가 자회사에 파견한 임직원은 임원 7명, 직원 354명이고, 2013년 이후 중앙회에서 퇴직한 임직원들이 자회사에 재취업한 경우는 14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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