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지난 10월 12일 미국 농무부 월간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로 인해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한동안 주춤거렸던 대두 가격이 폭등하며 다른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대두 급등 효과로 옥수수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대두 대비 상승 폭은 크지 않았으며 소맥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미국 내 대두 단위당 수확량이 시장 예상보다 하회한 에이커당 49.5부셀(9월 49.9부셸)을 기록해 대두 가격은 급등했다.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의 대두 생산량 전망치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는 가운데 세계 대두 생산량은 전월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대두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옥수수의 경우 미국 내 단위당 수확량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에이커당 171.8부셸(9월 169.9부셸)을 기록해 생산량이 상향 조정되었으나 대두 가격의 영향으로 인해 옥수수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내지 못했다. 전월 대비 세계 옥수수 기말 재고율이 줄어 옥수수 가격의 상승에 영향을 줬다.

그러나 기상 악화로 인해 파종 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은 전월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남미 시장 요인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지 못했다.

소맥의 경우 전월 대비 미국 내 생산량이 늘어나는 반면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어 재고량이 늘어날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내다보았다.

세계 소맥 생산량 증가로 기말 재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어 세계 공급량 확대가 소맥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 러시아에서의 소맥 생산량이 100만 톤 더 늘어난 8200만 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호주에서의 소맥 생산량이 100만 톤 감소한 2150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호주의 생산 전망은 좋지 못하다. 한편 유럽연합의 소맥 생산량은 전월 대비 217만 톤 상향 조정된 1억5104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세계 공급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들어 대두를 비롯한 옥수수의 가격 상승 추세가 꺾이면서 하락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몇 주 미중서부 대두 및 옥수수 산지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수확이 지연되었으나 건조한 날씨를 보이면서 수확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브라질 곡물 산지 역시 비 소식에 따른 토양 수분 보충으로 파종에 유리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곡물 가격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겨울밀 파종 및 발아 과정에 있는 미국 중남부 대평원 일대 날씨 역시 양호해 소맥 가격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남미 시장의 불안 요인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 곡물 작황에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후 변화로 라니냐 현상이 발생해 옥수수와 대두 등 곡물 생산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파종 단계에서 홍수 사태로 인해 파종이 지연되어 생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극심한 가뭄을 겪게 된다면 세계 곡물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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