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

 

세계 곡물 공급 물량 증가세

소비늘어 가격하락은 제한적

 

지난 8월 한 달간 주요 곡물 가격은 급격히 하락해 옥수수 및 소맥 가격은 연중 최저치를 계속해서 경신했다. 대두 가격은 6월 후반의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시장에서는 혹서기 양호한 날씨 덕택으로 기상 악화에 따른 가격 변동의 위험이 축소됐다. 미국 내 곡물 생산 전망 역시 예상했던 바와는 달리 상향 조정됨에 따라 수급 관계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곡물 시장 상황도 좋은 편이어서 예년 수준 이상으로 공급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어 곡물 가격은 하락 추세를 유지했다.

9월부터 곡물 가격은 반등하여 초반까지 상승세가 유지됐으나 미국 농무부의 9월 12일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 결과로 인해 다시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미국 내 옥수수 및 대두의 단위당 수확량에 대한 시장 예측치보다 미국 농무부의 전망치가 높게 책정되어 이들 가격은 일시 급락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반면 소맥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 급감에 따른 세계 기말 재고량 감소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소맥 생산량 급증과 수출량 확대로 인해 세계 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이 조절되면서 소맥 가격의 상승세는 제한을 받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반구에서는 곡물의 수확이 시작되었으며 신곡이 시장에 나오면서 곡물 가격의 하락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다만 곡물에 대한 소비와 교역이 늘어나 생산 증가분을 상쇄시킬 것으로 보아 가격 하락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옥수수의 경우 미국,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주요 수출국 간의 가격 경쟁력이 심화되고 수입국들은 저가의 옥수수 구매량을 늘리고 있다.

한편 대두의 경우 미국 내 소비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이 아르헨티나산 바이오디젤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사용되는 대두의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자국의 대두 수요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막대한 양의 대두를 미국과 남미 시장으로부터 사들이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의 소맥 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단백질의 소맥 생산 부족으로 인해 강력분을 필요로 하는 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 역시 문제된다.

시장의 관심은 차츰 북반구 중심에서 남반구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북반구와는 달리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는 이제 봄철 곡물의 파종기가 시작됐다. 남미의 대표적인 곡물 생산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기상 악화로 인해 파종이 지연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건조한 기후 탓에 토양의 수분이 부족한 반면 아르헨티나의 경우 너무 많은 양의 비가 내려 파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날씨에 민감한 시기임에 따라 이들 지역의 날씨 변화가 곡물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대외적으로는 국제유가가 변동성을 보이면서 곡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동안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미국 멕시코만 정유시설들이 폐쇄된 후 재가동함에 따라 원유 수요가 증가해 하락했던 유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유지함에 따라 곡물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 외부 시장의 움직임 역시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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