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동물, 환경의 건강은 하나’

 
 

‘2017 인천 세계수의사대회’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세계적 화두인 ‘One Health, New Wave(원헬스와 새로운 물결)’를 대회 주제로 다뤘다.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은 하나라는 의미의 ‘원헬스’에 대한 국내외의 이해와 관심을 고취시키고, 전 수의임상분야에서 새로운 기술과 방향 제시를 통해 ‘새로운 물결’을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

특히 이번 대회는 전 세계 약 80개국에서 5000여 명의 인원이 참가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27일 현장 등록을 시작으로 28일 대회 개회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르네 칼슨 세계수의사회장,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 세계보건기구(WHO)·세계동물보건기구(OIE)·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관련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대회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 등 여러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해 전 세계 동물과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하고자 한다”며 대회 취지를 알렸다.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 사태와 간염 소시지 파동 등이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대회의 주제인 ‘원헬스, 뉴웨이브’에 대한민국 정부도 전적으로 공감하며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가축의 질병이 더 이상 가축만의 질병으로 끝나지 않고 인류의 건강을 직격하는 시대가 됐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정부는 인간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위한 중장기적 정책을 만들어 실행 중이고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기조연설이 진행돼 주목을 받았다. 반 전 유엔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최근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여러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를 둘러싼 동물과 환경 등을 함께 고려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인류와 동물의 행복한 삶은 수의사들에게 달려 있다 할 정도로 수의사들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최근 국내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가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하기 위해 욕심을 부리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서는 ‘원헬스’를 통해 정부와 보건전문가, 국민 모두가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학술행사의 강의는 모두 초청강사의 특강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노벨상급 교과서 저자 등 세계 각국의 초정강사 95명이 24개 분야에 걸쳐 255개의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문제되는 FMD 및 AI 등의 방역분야 강의는 물론 수의임상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동물복지, 수의학 교육 등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와 국제기구 회의 등도 동시에 개최됐다.

포스트 세션은 엄선된 304편의 초록이 첨단 전자포스터(e-poster) 형태로 운영됐으며 전자포스터에는 동영상이 삽입되는 등 학술논문 발표에 생동감을 더했다.

학술행사와 함께 개최된 수의산업전시회(Vet EXPO)는 24개 후원사를 포함한 수의·축산·BT 관련 100여 개 회사들의 부스 200여개가 설치돼 볼거리를 선사했고, 이는 국내 업계에 마케팅 및 홍보, 수출 확대 기회가 됐다.

대회 마지막 날인 31일 폐회식에서는 전 세계 수의사들의 권리장전과 윤리지침에 대한 아젠다를 결정하고 수의사들이 가져야 할 비전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VET VISION 2050 인천선언’이 선포됐다.

 
 

2017년 인천 세계수의사대회에는 수의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들이 대거 참석해 강의를 펼쳤다. 그 중 유독 눈의 띄는 인물이 있다. 한국인으로써 양돈질병 분야 세계 최고 석학인 윤경진 교수(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윤 교수의 명성을 입증하듯 지난달 28일과 29일, 윤 교수가 특강을 펼친 양돈질병학 학술분과 강연장은 많은 이들이 몰려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긴 시간을 서있거나 통로에 앉아 윤 교수의 강의를 청취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윤 교수는 이번 대회에서 ‘돼지 소화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PEDV, PDCoV, TGEV)’, ‘구강액 샘플 채집과 검사-돼지 질병 모니터링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 ‘돼지와 인간 사이의 접점에 있는 인플루엔자A바이러스-역학과 질병 관리의 최신 경향’ 등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윤 교수는 “이번 강의(28일)는 주로 PED(돼지유행성설사병)를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돼지설사병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내용과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질병 모니터링 방법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강의 내용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양돈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돼 양돈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이번 세계수의사대회와 관련해서는 “가축의 질병이 인류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다”며 “이번 대회가 인류의 지혜를 모아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현재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수의과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주력하면서 각종 양돈질병 연구를 병행하고 있으며, 학회 등의 일정에 따라 1년에 1회 가량 한국을 방문해 양돈질병에 대한 강연을 펼치고 있다”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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