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과의 연계…유통사업 확장 한계를 극복

 

2010년 6월 농협 안심축산사업부와 농협안심한우 브랜드 계약을 체결한 축산전문기업 ‘영진엠앤에프’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8년 설립된 짧은 역사를 가진 업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줄곧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그 비결은 “고기를 팔기 전에 먼저 소매점주나 소비자들에게 ‘안전과 위생’이라는 신뢰를 팔아야 한다”는 조경익 대표의 흔들리지 않는 경영이념에서 찾을 수 있다. 장사에서 ‘신뢰’는 가장 큰 밑천임을 축산물 유통업 현장에서 몸소 깨달았다고 한다.

조 대표는 “‘눈속임’으로 이윤을 남기는 짓은 스스로의 위치를 ‘장사치’로 격하시키는 일이지만 신뢰를 쌓는 과정은 어렵고 힘들지만 일단 신뢰가 쌓이면 수익은 저절로 찾아온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농협과의 협력은 또 다른 발전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양측 모두 신뢰에 가장 큰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다.

 

 

농협과의 연계 이전 한우 암소만 100% 취급했던 영진엠앤에프의 기업이념은 안전한 원료육 입고에서부터 HACCP에 의한 철저한 생산공정과 보관·운송, 중간 유통단계를 최소화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국민 건강과 복지 향상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6년 11월 서울시 성북구 보국문로(정릉동)에 준공한 신사옥은 영진엠앤에프가 기업이념을 본격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서울 최대 축산전용타워를 표방하고 있는 신사옥의 규모는 연면적 3152.94㎡, 대지 1037㎡에 지하 2층 지상 5층이다. 한우 발골 및 부분육 생산능력은 하루 50마리, 연간 1만3000마리이며, 돼지의 경우 하루 300마리, 연간 8만마리다.

지하 2층엔 냉동, 냉장 창고 및 부속공간, 지하 1층은 한우, 한돈 가공장과 부속공간, 지상 1층은 입출고장, 주차타워 및 축산물 판매장, 2층은 소우락 정육식당, 3층은 갈비전문식당, 4층은 2차 가공장 및 창고시설, 5층은 사무실이다.

이렇게 하나의 건물로 연결된 신사옥은 원료육 입고부터 지육 보관실·가공장으로의 지육 이송 과정에서 청결과 위생을 보장한다. 내부 현수레일을 통한 이송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공장 내벽과 천정부를 스테인레스로 마감 처리함으로써 청결함을 배가했다.

게다가 ‘외모도 경쟁력이고 차별화된 고품질 이미지를 제공한다’는 경영마인드는, 외관도 국내 최고 수준의 건축디자인을 반영한 설계로 기존 육가공공장의 고정된 이미지를 깼다.

건물 1층 판매장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벽면에 어항(?)이 보인다. 호기심 어린 소비자라면 물고기가 있을 것으로 오인하겠지만, 그 위에 '워터 에이징(water aging)'이라고 적혀 있는 문구를 보면 호기심이 꼬리를 문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숙성육’이다. 2주에서 3주 가량 물속에서 숙성된 한우를 매대에서 판매한다.

워터 에이징은 신사옥 준공 때부터 벽면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실, 조경익 대표가 축산물 유통업을 시작하면서 고민해오던 사업이라고 한다. 숙성육 판매에 대한 그의 생각은 부가가치를 더 높이려는 것이 아니다. 등급이 낮으면 낮은 대로, 높으면 높은 대로 등급에 따라 일반 한우고기와 동일한 가격을 받는다.

좀 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또는 맛과 풍미를 더 첨가하면서도 그 때문에 높은 가격을 받지 않는, 단순한 ‘차별화’에서 시작됐다. 축산물에 스토리를 입히면 식당에서 시식하거나,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조 대표는 “고객은 좋은 제품을 싼 가격으로 구입하기를 원하지만, 그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라면서 “가성비가 높은 좋은 제품을 공급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대신 제품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입한 고객의 만족도를 파악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부적합 제품이 발견되는 즉시 리콜 등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영진엠앤에프의 ‘고객 신뢰 얻기’의 경영방침은 ‘검증된 브랜드육 사용으로 규격화되고 안전한 원료육의 상품화’와 ‘한우 DNA검사, 항생제 등 50여 종에 대한 유해성 잔류물질, 질병검사 등을 통과한 농협안심한우 원료육을 사용한다’이다. 이것이 농협과의 협력에서 얻은 가장 큰 수익이라고 한다.

여기에 부분육 가공을 특화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점도 신뢰를 더하고 있는 요소다. HACCP 및 품질공정관리 인증 작업장으로 최적의 온도와 위생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부위별 발골, 정형, 포장 등 요구에 맞는 최적의 스펙, 고객과의 지속적인 대화로 맞춤형 축산물을 생산한다.

지육과 부분육 냉장, 냉동 보관, 운송차량 타코메타 완비로 제품의 온도 관리와 선도 유지, 정품, 정량, 신속 정확한 물류, 최종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성심 서비스. 이것이 영진엠앤에프가 짧은 시간에 성장하는 비결이다.

 
 

“한우의 지육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다소 하락했지만 올해 초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한우의 가격 경쟁력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기적 경기 침체와 소비 냉각, 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고급육에 대한 소비 또한 크게 감소한 실정입니다”

최근 한우 유통시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조경익 영진엠앤에프 대표는 더욱 암울한 것은 대형마트들이 구이용 냉장 수입육 등을 적극적으로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수입육에 대한 선호도와 친근감이 몰라보게 높아졌다는 점을 들었다.

이를 위해 그는 유통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거래처의 재발굴, 급식 원료육 납품과 군납물량 확대, 2차 세절 가공 시장 진출, 홈쇼핑 채널·온라인 판매·소매 판매사업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실제 신사옥 입주 후 영진엠앤에프는 한 차원 도약했다. 단체급식, 외식업체, 대형식당 등 수요가 방대한 시장이었지만 기존 공간과 시설 미비로 진출하지 못했던 신규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진엠앤에프는 올 5월 정육매장 소우락이 10만 고객을 돌파해 고객 사은 대축제를 진행했고, TV홈쇼핑 아임쇼핑 참예우 브랜드 공동 런칭, 6월엔 하나로클럽 돈육 입점, 8월엔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축산물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조 대표는 농협과의 협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 ‘농협 안심한우’와는 어떻게 연계했나?

당시 BSE 파동으로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또 규격화되고 안전한 제품을 상품화함으로써 소비자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기업 이념과 맞아 떨어졌다. 설립 당시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었지만 대형 브랜드와 경쟁하기에는 자체 역량만으로는 힘들었고, 사업 확장에 대한 한계로 고민하던 중이었다. 농협 안심한우가 이를 충족시켰다.

 

- 이전과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농협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장착하면서 영업력이 크게 강화됐다. 영업을 하면서 굳이 브랜드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 전문점이 깔끔하게 바뀌면서 찾아오는 소비자들의 반응도 높아졌다. 기존 ‘칙칙한’ 이미지의 정육점이 마치 휴게실과 같은 분위기로 변모하자 젊은층들의 반응도 덩달아 높아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우·한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다.

 

- 현재 취급하고 있는 전문점은 몇 개이고,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농협 안심축산물전문점은 50여개 정도이고, 일반 유통점은 350여개 정도다. 농협과 연계할 때 가장 중요시한 것이 안전과 위생 그리고 정직이었다.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지를 본다.

슈퍼바이저, 물류팀, 농협안심축산사업부의 인스펙터 등 직원들이 일주일에 1~2번 매장을 돌면서 법적 사항은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이력은 확실하게 되고 있는지, 농협의 규정에 준한 제품 취급을 준수하고 있는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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