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발생…중국 국경까지

 

국내에 새롭게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해외악성가축전염병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목됐다. 최근 몽골·중국 국경 인근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등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다.

이 전염병은 감염된 돼지는 100% 폐사하는 제 1종 법정전염병으로, 바이러스 크기가 크고 항원이 복잡해 백신 등 치료제가 없다. 국내 축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유입 방지가 최선의 대책인 상태다.

이에 해외악성가축전염병이 항시 유입 될 수 있다는 인식하에 글로벌 시대에 맞는 방역체계 재정비와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지난 14·15일 1박 2일간 세종시 소재 홍익대 국제연수원에서 열린 미래양돈포럼에서 ASF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날 행사는 안기홍 양돈연구소 소장의 기획으로 각계 양돈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돈의 국제 경쟁력 향상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대표는 “세계식량자원기구(FAO)와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공동으로 지난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주최한 제 2회 아시아지역 양돈질병컨트롤 워크숍에 참석했다”며 “국내에서는 ASF에 대한 위험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세계 전문가들과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을 보유한 중국과 가까운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ASF가 발생해 중국과 몽골이 긴장하고 있다”며 “거의 매년 FMD가 발생하고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우리나라는 방역체계 재정비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ASF는 1921년 몽고메리가 케냐에서 세계 최초로 학계에 보고했다. 이때만 해도 이 전염병은 아프리카 풍토병이었지만, 최근에는 러시아 및 인근 국가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FAO에 따르면 ASF는 무시무시한 생존능력을 갖고 있다. 육류에서는 기본적으로 105일, 염지한 고기에서는 182일, 냉동 고기에서는 1000일, 건조한 고기에서는 무려 300일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 때문에 오염된 육류로 인한 확산 우려가 많다.

ASF는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서유럽을 거쳐 지속적으로 동쪽으로 이동, 올해 3월 18일에는 아시아 한복판인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은 몽골 국경까지 겨우 20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중국과도 매우 가까운 곳이다.

김 대표는 “이르쿠츠크는 기존 발생지역과 약 4000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한 번에 먼 거리를 건너뛰었다”며 “확산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두려움이 큰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ASF가 국내 유입될 경우 FMD보다 피해가 클 것”이라며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활용 가능한 방역 전문가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의 국가들이 ASF 확산을 막지 못했다. 이들 나라가 검역이나 방역을 못해서 감염 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는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고 유입 차단에 더 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현재 ASF를 국내 유입 우려 질병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발생국 여행시 가축을 접촉하지 말고, 육류, 햄, 소지지 등 축산물의 국내 반입 금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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