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6월 말을 기점으로 곡물 가격의 흐름이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섰을 뿐만 아니라 예상 외로 폭등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국 북부 대평원 일대 극심한 가뭄으로 봄밀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어 봄밀 가격의 폭등에 따라 겨울밀,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 가격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매년 6월 말은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는데 그 이유는 미국 농무부에서 발표하는 보고서 때문이다. 미국 내 곡물 파종 면적과 분기 재고가 발표되고 그 결과가 곡물 시장에 영향을 미쳐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유발한다.

올해에는 6월 30일자로 미국 농무부가 곡물 파종 면적 및 분기 재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옥수수의 경우 파종 면적이 9090만 에이커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이 수치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예상치인 9000만 에이커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는 옥수수 파종 면적이 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나 수급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6월 1일 현재 옥수수 재고는 1억 3300만 톤으로 시장 예측 범위의 최상단에 위치했으며 작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로 인해 옥수수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맥 가격 폭등에 따른 동조 현상이 옥수수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7월부터 옥수수 산지 날씨가 무덥고 건조한 날씨로 바뀌면서 작황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컸다.

옥수수와는 달리 대두의 경우 이번 미국 농무부의 보고서 발표 결과는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예상했던 파종 면적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했으나 미국 농무부는 변동이 없는 8950만 에이커로 발표함에 따라 대두 가격은 바닥에서 벗어나 급반등했다.

분기 재고는 2600만 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나 대두 가격의 상승을 억누르지 못했다. 미중서부 대두 산지 7월 날씨 역시 생육에 불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보여 대두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체 작물인 캐놀라 및 팜 가격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대두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곡물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봄밀 가격은 고점이었던 2013년 7월 수준까지 수직 상승하였으며 겨울밀 역시 연중 최고점을 경신함은 물론 1년 이전의 가격대에 이르렀다. 올해 미국 내 소맥 파종 면적이 4570만 에이커에 이를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발표했으며 지난 3월 전망치인 4610만 에이커보다 줄어들었음은 물론 작년 대비 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19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파종 면적을 기록함에 따라 소맥 가격은 폭등했다.

분기 재고는 3200만 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으나 가격 상승을 막지 못했다. 주요 봄밀 생산국인 캐나다 역시 기상 악화로 봄밀의 파종 면적이 줄어들고 유럽과 호주 등 소맥 생산국 역시 기상 악화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점 또한 소맥 가격의 상승 요인이 됐다.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유럽 등 북반구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생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기상 여건과 생육 상태의 변화는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더욱 더 확대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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