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계란가격 안정을 위해 태국산 계란 200만개가 부산항으로 들어온다던 지난달 22일 오후.

농축산부로부터 문자 한통이 날아왔다.

‘태국산 계란 부산항 수입과 관련해 수입업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내일 수입되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음. 농식품부와 검역본부는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확인되는 대로 재공지 예정’

이후 재공지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일주일이 지난 29일 현재까지도 농축산부는 태국산 계란 수입과 관련해 어떠한 해명이나 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관계기관인 식약처도 마찬가지다.

태국산 계란에 대해 묻기 위해 담당자와의 연락을 시도했지만 수입유통안전과에서는 수입검사관리과에, 수입검사관리과는 현지실사과에, 현지실사과는 대변인실에 문의하라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결국 태국산 계란의 행방에 얽힌 사연은 업계관계자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태국산 계란은 정부의 설명과 달리 지난달 23일과 24일 한국행 선적을 마쳤으며 7월 초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물량 역시 약 100만개로 정부가 예상했던 200만개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태국산 계란 수입에 대한 정확한 일정이나 수량을 파악하지 않은 채 수입업자들의 말을 빌어 서둘러 발표한 탓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계란가격 고공행진이 지속되며 언론의 뭇매를 맞은 정부가 태국산 계란 수입 보도로 만회해 보려다 오히려 전 국민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한 계란산업 종사자는 “매주 200만개씩 들어온다던 태국산 계란은 대체 어디에 있느냐”며 “정부가 대국민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비아냥댔다.

그는 이어 “수입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데다 수량도 반토막 났기 때문에 당초 정부의 취지대로 태국산 계란 수입으로 계란가격을 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앞으로 정부의 말을 누가 믿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농축산업을 대표한다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확인 절차도 없이 대국민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러니 농민들이 정부의 말을 못 믿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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