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계란시장 형성 불보듯

태국산 계란이 한국 땅을 밟는다.

농축산부는 태국산 계란수입 허용에 따라 이르면 오는 20일부터 매주 200만개 이상의 태국산 계란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축산부에 따르면 12일 현재 수입업체인 A사가 태국 현지에서 계란 선적작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이 외에도 여러 업체에서 계란 수입을 위해 태국 현지업체와 접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계란수입을 위한 마지막 절차인 태국 정부와의 위생수입요건 및 수출위생증명서에 대한 협의가 지난 9일 마무리된데 따른 것.

이번 협의에 따라 태국산 계란은 산란계농장의 경우 GAP, 제조업체의 경우 HACCP나 GMP 등의 위생관리 인증을 받은 작업장에서만 수출이 가능하다.

또한 살모넬라와 잔류물질 등에 대해선 한국의 기준과 규격을 준수토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수입이 중단된다.

15일 현재 등록된 태국 해외작업장은 생 통 사하팜(SAENG THONG SAHAFARM)과 카셈차이 푸드(KASEMCHAI FOOD CO.,LTD) 등 2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태국산 계란의 원가는 개당 70원 꼴, 한판에 2100원 수준이다.

항공비 지원 및 무관세 조치가 모두 종료된다 치더라도 태국산 계란이 경쟁력을 갖는 이유다. 여기에 관세 5%와 포장·유통비 등을 붙인다 해도 국내 가격의 1/3 수준인 한 판당 3000원 정도이기 때문에 본 취지인 가격안정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란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 태국산 계란수입이 시장에 몰고 올 후폭풍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무관세나 항공비 지원이 종료되면 경쟁력이 없어지는 미국산이나 호주산 계란과 달리 태국산 계란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것. 때문에 김밥용 계란이나 계란찜을 제공하는 식당 등에서 ‘저가 계란시장’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태국산 계란이 갈색이란 점도 경쟁력의 한 요소다. 미국산 계란의 경우 하얀색이란 이유로 소비자에게 거부감이 높았지만, 태국산 계란은 국내 계란과 동일한 색상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덜 할 것이라는게 그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내년부터 국내 계란가격 폭락이 예고된 수순이라는데 있다.

농축산부에 따르면 6월 현재 계란 생산에 가담중인 산란계는 4600만마리로 지난해 5200만마리의 88%까지 회복됐으며, 1일 계란 생산량은 3400만개로 평년 계란 생산량 4000만개의 86.2% 수준에 도달했다.

농경연의 전망 역시 이를 반증하고 있다. 축산관측 여름호에 따르면 계란 생산에 가담하는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오는 9월 4493만마리, 12월 4852만마리로 평년대비 각각 90.1%, 96.4%까지 회복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계란가격이 안정되더라도 가격 면에서 태국산 계란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며 “태국산 계란 수입의 후폭풍이 향후 국내 계란시장에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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