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는 경제사업 활성화 투자 4년째를 맞아 국내산 축산물 도매유통·공판·소매판매·육가공·사료·종축 개량 등 대부분의 사업에서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김태환 축산경제대표는 “농협의 존재목적이 농민이기 때문에 축산농가를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이라고 투자 배경을 설명하고 “농민들이 오로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을 강화했다”고 평했다.

 

수취가격 안정 기여

 

축산경제 내부도, 축산물을 산지에서 조달해 팔아주는 안심축산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산지조달 물량을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농축협의 지속적인 협력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일례로 중앙회 공동브랜드사업단, 지역생산자브랜드 중심으로 산지조달을 체계화한 결과 2011년 7만4000마리 수준이었던 산지조달비율은 14만 마리로, 시장 점유율은 10%에서 20%로 확대돼 농가 수취가격 안정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규모면에서 보면 107개의 축산물 전문점, 450개소의 칼 없는 정육점, 안심한우마을, 400여개소의 하나로마트 코너, 257개소의 축산물 프라자 등을 통해 소매 판매망을 구축함으로써 소매유통 외연을 확대해 소비자 편익 증대를 이뤘다.

축산물공판장에 대한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공판장의 기능도 크게 강화됐다고 했다. 음성공판장의 도축물량을 늘리기 위해 149억원을 투입, 소 도축능력을 하루 285마리에서 560마리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부천공판장 후면에 축산물 복합단지 건립을 착수해 도축부터 가공까지의 전 공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이 복합단지는 1만5000평 규모로 냉동·냉장 시설, 집배송 시설, 식육포장, 직판장, 소매, 군납까지 가능해 대한민국 축산물 유통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합과의 사업 협력을 위해 경북 관내 9개 축협과 총 149억원 규모의 TMR 공동사업을 실시했고, 당진축협과 배합사료 공동협력을 추진하고, 국내 유기사료 가격 안정을 위해 2012년 49억원을 투자해 운영 중이며, 2015년 750톤을 공급해 4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대 방향으로 평가

 

축산경제 부문의 경제사업 활성화 투자는 2012년 농협중앙회의 조직 개편 이후 1조6578억원의 대규모 자금 투자를 통해 농협 경제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농축협 출하물량 책임 판매확대 등을 목표로 진행된 체질개선 프로젝트다.

경제사업 활성화 투자는 2020년까지 총 1조6578억이 계획되어 있다. 축산경제는 차후 8520억원의 투자금을 조합과 공동협력하면서 도시축협 판매역량 확충, 소비지 판매시설 확대, 직거래 활성화 등의 판매역량 확충과 계열화 및 권역별 생산유통체제 구축 등의 협동조합형 계열화 구축, 수출 확대, 부분육 유통 선도, 사료사업 강화 등의 부가가치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협동조합연구소와 농정연구센터가 지난 5월말 발표한 ‘농협경제사업 평가지표 개선과 성과 평가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축산경제는 △축산물 중앙회 책임판매 비율 △조합, 연합사업단 직구매 비율 △축산물 브랜드사업단 출하실적 달성률 등 7개 분야에서 모두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최근 3년 간의 평가에서도 ‘저조’함을 받아 이를 개선하는 데 보다 더 다양하고 적극적인 자체 내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종보고서에서는 ‘축산물 중앙회 책임판매 비율’이, 2013년 본격적인 경제활성화 사업 시행 이후 혁신 성과가 도출되지 못했다면서 그 원인으로 미래 도약을 위한 시도가 ‘미약’한 것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큰 외부환경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요구된다면서 국내산 축산물의 마케팅 전략의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농협목우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비전 실행 전략의 구체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도 했다.

축산경제의 저조한 성적에 대해 이 보고서는 내부의 ‘전략 부재’와 ‘낙관적’ 전망을 들고 있다. 축산업이 현재 대내외적 돌발변수가 지속되고 있고, 계열업체와의 경쟁 등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의 독자적 영역 확보와 차별화된 시스템 등 적절한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실행 지체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뼈 깍는 노력이 절실

 

현실로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수시로 대책회의를 마련하고, 한 번 회의 때마다 3급 이상 직원들이 모여 수 시간 씩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는, 또 책임성 없는 대책 보고서를 만들어 의례적으로 제출하는 것만으로는 축산경제가 활성화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영업, 마케팅, 판로확보·개척의 한계성, 신상품과 혁신의 부재, 농협의 우월성 미확보, 실행된 투자의 사업 추진 정체 등 보고서의 지적은, 한마디로 축산경제 전반에서 문제가 있다는 경고등이다.

「내부 혁신」을 모토로 삼았지만 ‘부재’로, 「판매농협」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한계’로, 「농협」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도 우월성 ‘미확보’로, 「투자」는 했지만 추진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그동안 무엇을 한 것일까?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면 농협중앙회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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