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가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이르면 오는 20일부터 매주 200만개 이상의 태국산 계란이 국내로 들어올 전망이다.

게다가 태국산 계란 수입량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큰 것으로 나타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수입업체 A사 외에도 여러 업체에서 태국 현지 업체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산 계란의 가장 큰 무기는 낮은 가격이다. 원가는 개당 70원으로 한 판당 21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관세 5%와 포장·유통비 등을 붙이더라도 국내 가격의 1/3 수준인 한 판당 3000원이 될 것이란게 업계의 판단이다.

하지만 태국산 계란 수입이 몰고 올 후폭풍은 생각보다 거셀 전망이다.

태국산 계란은 가격경쟁력이 높다. 때문에 국내 계란수급 상황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더라도 태국산 계란수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태국산 저가 계란시장’이 형성될 경우다.

식당에서 메인요리가 아닌 반찬의 경우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다. 때문에 계란찜, 계란말이 등의 반찬용 계란은 태국산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태국산 계란은 국내산과 같은 갈색이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원산지 위반이 성행할 우려도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곧 국내 계란시장이 정상화된다는데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12월이면 계란 생산에 가담하는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평년의 96.4%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올 겨울 AI 사태 등의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초 계란가격 하락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값싼 태국산 계란까지 가세함에 따라 내년 초부터는 계란이 차고 넘쳐 ‘전 국민 계란먹기 운동’을 벌여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배추가 남아돌아 밭을 갈아엎는 것처럼 계란이 남아돌아 땅에 묻어야 할 일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

어떤 정책을 실행하기 전 향후 산업에 미칠 영향까지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살기 어려워지면 민심이 사나워진다. 사나운 민심은 곧 정부를 향할 것이란 걸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