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3월 15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로 곡물 가격의 방향성은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흐름이 바뀌었으나 이후 변동성은 축소되어 보합권에서 횡보하는 장을 펼쳤다. 곡물 가격의 흐름에 급격한 변화를 줄만한 소재들이 결여되어 곡물 가격은 경직된 움직임을 보였다.

곡물 시장은 세계 거시경제 지표의 흐름 속에서 국제 증시와 환율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원유,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달러 가치의 변화와 원유 가격의 변동이 곡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커 곡물의 수급적인 측면과 더불어 곡물 가격 변동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경제 중심지인 미국의 정책 금리 조정이 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가히 폭발적이다. 미국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지난 해 12월 이후 올해 3월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 증가로 달러 가치가 상승할 뿐만 아니라 투기성 자금이 달러로 몰리면서 상품시장은 약세를 보인다.

경제지표 호조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으나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해놓은 장기 중립적 목표 수준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기준 금리를 올릴 방침이다. 다만 인상 속도를 놓고 점진적이냐 공격적이냐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연준은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점진적인 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우려했던 시장 변동성은 크게 완화됐으며 초강세를 유지했던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이로 인해 곡물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으나 국제유가가 공급과잉 우려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상승폭은 제한됐다.

세계 곡물 수급 상황 또한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곡물 수확 단계에 있는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의 경우 날씨가 상당히 양호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남미 국가들의 공급량 증가로 세계 곡물 수급 관계는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계속해서 곡물 가격의 하락 요인이 됐다.

오는 4월부터는 북반구를 중심으로 곡물 생산 단계에 진입할 예정임에 따라 이들 지역의 주요 곡물 산지는 파종 준비에 여념이 없다. 본격적으로 곡물을 파종하는 시기에 이르러서는 날씨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파종 상황에 따라 곡물 가격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농가의 파종 의향에 따라 곡종별 생산량이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옥수수 및 소맥 파종은 줄이고 대두 파종은 늘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실제 파종에서는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주요 곡물 수입 국가들은 안정적인 가격에서 필요 물량을 상당부분 앞서 확보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어 해외 수요가 크게 늘어나 곡물 가격의 하락을 제어하고 있다. 당분간 곡물 가격은 외부 시장과의 관계 속에서 변동성을 줄인 채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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