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계란가격이 연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양계협회에 따르면 설 명절 전 수도권 기준으로 왕란 217원, 특란 212원, 대란 206원, 중란 201원, 소란 193원이던 계란가격은 미국산 계란이 시중에 풀림과 동시에 전 품목 10원이 떨어졌다.

이후에도 계란가격은 두 차례나 인하됐다. 지난 6일 전 품목 20원 인하에 이어 10일에도 품목별로 10원부터 많게는 20원까지 내렸다. 2월 14일 현재 계란가격은 왕란 175원, 특란 167원, 대란 159원, 중란 151원, 소란 143원이다. 미국산 계란이 유통된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최고 25%나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1만원을 훌쩍 넘겼던 계란 한판 가격도 7000원대까지 떨어졌으며, 계절적인 비수기까지 맞물려 2월 중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계란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계업계 종사자들은 한결 같이 정부의 시장개입 실패를 지목했다.

미국산 계란수입 조치 발표와 동시에 가격이 급등한 점과, 미국산 계란이 풀림과 동시에 가격이 급락한 점은 정부의 시장개입이 초기 목적과 다르게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한 양계업계 종사자는 “미국산 계란이 풀리며 ‘쥐고 있어봤자 손해’라는 판단 하에 유통업자들이 물량을 쏟아냈다”며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이 오히려 계란가격을 요동치게 만들었다”며 비난했다.

그는 이어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던 계란이 현재는 남아돌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설 명절 후 계란소비가 급감하는 소비패턴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계란을 들여온 정부의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가격하락으로 경쟁력이 없어진 미국산 계란은 마트가 아닌 식당과 급식업체로 팔려나가고 있다. 계란은 원산지 표시대상에서 제외된 품목이기 때문에 수입계란을 사용해도 알 길이 없어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안정에만 급급했던 정부의 근시안적 대책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까지 고려해 정책을 수립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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