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11월 중반 이후 주요 곡물 가격은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두 및 대두 COMPLEX(대두박 및 대두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다른 곡물 가격마저 끌어 올렸다. 국제 시장에서 팜유를 비롯한 유채(캐놀라) 가격의 급등이 계속해서 대두를 비롯한 주요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이다.

라니냐 이슈와 더불어 최근 곡물 가격의 상승에 힘을 실어 주는 요인이 추가됐다. 곡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연료의 생산 증가 전망으로 곡물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신재생에너지연료의무혼합화(RFS) 제도에 따라 매년 바이오연료 혼합 목표치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올해 보다 7% 가까이 늘어난 192억 8천만 갤런으로 상향 조정됐다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발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옥수수를 비롯한 대두 등 바이오연료용 곡물 및 유지작물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소맥의 경우 미국의 겨울밀 산지 피해 우려 이외에 프랑스의 생산 부진에 따른 유럽연합의 역외 소맥 수출량 감소 전망 등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수입국인 이집트의 소맥 구매 증가와 터키의 생산 부진에 따른 소맥 수입 증가 역시 소맥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곡물 수급 전망은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곡물 가격의 상승을 제어함은 물론 하락세로 이끄는 주요 요인이 됐다. 지난 24일 국제곡물이사회(IGC)의 세계 곡물 시장 보고서 발표 결과에 따르면 주요 곡물의 소비량 및 교역량은 계속해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및 기초 재고량이 더 늘어나 기말 재고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본격적인 생산 시즌에 돌입한 남미 국가들의 수급 전망이 곡물 가격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라질을 비롯한 아르헨티나의 곡물 산지는 양호한 날씨가 전개되어 생산 전망을 밝게 하고 있어 곡물 가격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 기후에 따른 생산량의 감소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 지역에 대한 수급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대외적으로 달러화 초강세 속에 국제유가는 산유국 간의 감산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미국 증시는 경제지표 호조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곡물 가격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환율 및 국제 원유 시장의 변화가 곡물 가격에 미치는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11월을 마무리하고 12월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곡물 가격은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한 주간에는 주요 기관의 세계 곡물 수급 전망에 대한 보고서 발표는 예정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지엽적인 수급 관련 소식들이 곡물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11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례회의를 통해 산유량 감산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그 회의 결과에 따라 국제유가의 변동은 물론 곡물 가격에 대하여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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