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11월 중반까지는 대내외 시장 영향으로 곡물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했다. 대내적으로는 세계 곡물 공급 대비 수요 감소로 기말 재고율이 상향 조정됨에 따라 곡물가격은 하락했다. 특히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했던 미국 중심의 곡물 공급 시장이 남미를 비롯한 동유럽 시장까지 확대됨에 따라 미국산 곡물의 수출 부진이 곡물 가격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됐다.

대외적으로는 달러화의 초강세와 에너지 시장의 약세로 인해 원자재를 비롯한 곡물 가격의 하락세가 심화됐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동유럽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은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 약세에 힘입어 국제시장에서 곡물 가격의 경쟁력을 키웠다.

곡물 시장의 약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곡물 가격 하락 움직임은 크게 둔화됐을 뿐만 아니라 상승 추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인다. 주요 하락 요인들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아 곡물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기 세력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다소 진정세를 보였던 팜유 및 유채가격 등이 다시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대두 및 대두유 가격이 예사롭지 않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옥수수 가격 역시 국제 유가 반등과 미국 내 에탄올 재고 감소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소맥의 경우 세계 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요 생산국의 품질 악화로 제분용 소맥 공급 부족 현상이 가시화 되어 서서히 상승 하는 모양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올해 소맥 생산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품질 저하로 제분용 소맥의 수출량은 작년 대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한편 한동안 수면 아래로 잠겼던 라니냐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곡물 가격의 상승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10월 이후 라니냐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라니냐의 전조 현상으로 최근 미국 중남부 대평원 일대가 상당히 건조한 날씨를 보여 겨울밀의 생육 조건이 나빠지고 있다.

호주 동남부 일부 지역의 홍수 사태와 잦은 비로 인한 겨울밀 산지의 피해 역시 라니냐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옥수수 및 대두의 생육 초기에 있는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가 라니냐 현상에 따른 이상 기온으로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밖에 미국에서는 16/17년도 옥수수 및 대두 수확이 거의 마무리됨에 따라 농가의 파종 의향을 고려한 17/18년도 곡물 파종 면적 예측 자료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옥수수 및 소맥의 파종 면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곡물 가격의 잠재적인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다.

11월 넷째 주(11/21~11/25)에는 유럽집행위원회의 곡물 조사 보고서(21일)와 국제곡물이사회의 세계 곡물 시장 보고서(24일)가 발표될 예정이다. 주요 국가의 곡물 수급 전망 변동에 따라 곡물 가격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24일 추수감사절로 미국 선물 시장이 휴장함에 따라 24일을 전후로 거래는 한산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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