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개선은 ‘선택’ 아닌 ‘필수’…자발 참여가 중요

 

축산업이 규모 확장과 하나의 산업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면서 축산업은 더 이상 따로 존재하는 산업이 아니다. 가공과 유통 등이 어우러지면서 1·2·3차산업을 관통하고, 때문에 소비자와의 접점이 최고로 가까워졌다. 이전에는 몰랐던 축산 현장의 실태가 일반 국민들 앞에 펼쳐지고 공장식 축사의 부정적인 면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국민의 부정적 인식도 높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물론 농협중앙회 축산경제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업’ 실현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바로 농가 스스로 자신의 농장을 깨끗하게 가꾼다는 ‘자정운동’이다. 이에 축산경제신문은 이번호부터 농협 축산자원국과 나눔축산운동본부와 함께 공동 기획 시리즈를 펼치고, 축산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김태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로부터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의 조건’에 대해 들어본다.

 

“수질 오염, 악취에 따른 민원이 빈발하고 이로 인한 부정적 인식도 높아졌습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규제가 강화되고 지자체의 거리제한은 이제 축산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몰고 가는 형국입니다. 이대로라면 정말 대한민국 축산업은 살 길이 없는 것이지요. 이러한 문제들을 분석해 보니 60%는 축산농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농가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문제입니다.”

김태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는 농협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축산환경개선사업’의 시발점이 바로 ‘자정’이라고 강조한다. 현재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려 원망할 것이 아니라 ‘내 재산을 가꾸고 지키는 것’은 바로 ‘내 탓’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축산업이 양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부수적으로 발생된 환경문제와 각종 악성 가축전염병 발생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게다가 축산농가 인근의 도시화와 귀농귀촌의 붐이 일면서 악취가 큰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소비자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축산물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맞게 축산 환경을 개선하지 못하면 정말 곤란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농가의지와 제도적 뒷받침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입니다”

축산업이 미래산업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와 사랑이 우선이며, ‘새로운’ 시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김태환 대표의 지론이다. 그것은 바로 ‘나’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 농협 축산경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농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실천 중심의 사업이 요체이고, 실질적인 악취저감 및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에 「클린업 축산환경개선의 날」을 선포했다. 매월 10일 10시를 기해 전국의 농장에서 내 농장의 환경을 개선하는 운동이다. 쉽게 말하면 ‘농장 청소’라고도 할 수 있다.

보다 체계적이고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전문가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면서 축산환경 관리기준을 정립하고, 악취 저감 매뉴얼을 제작·보급하는 동시에 환경개선 국회심포지엄 등을 개최해 환경 문제를 농가의 범주라는 지역성을 벗어나 범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환경 개선 노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발현되려면 무엇보다 시스템화 되어야 하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각각 지역적으로 또는 농장과 협동조합별로 산발적으로 실시해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끝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클린업 축산환경개선사업」은 동시에 전국적으로 각 조직의 연대로 실시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체가 농가여야 한다는 점이다. 주변의 조직은 농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확산시키는 데 주력할 뿐이다.

이를 테면 중앙회는 환경개선 운동에 동참하도록 적극 홍보하면서 자체 사업장을 정화하고, 일선축협은 관내 축산농가 중 환경개선 필요성이 높은 농가를 선정해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최종적으로 농가는 직접 매뉴얼에 따라 자율적으로 농장 내·외부 청소 및 정비, 꽃 심기, 울타리 정비, 외벽 도색 등 경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또한 중앙회는 축산농가와 우수한 환경개선 전문업체를 직접 연결해 농가별 환경 개선방향과 계획을 설정하고 그에 맞게 컨설팅과 환경개선을 실시하는 밀도 높은 ‘맞춤형’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연도말 사전·사후 냄새 측정과 경관 개선 정도를 평가해, 축산환경개선 최우수, 우수 농가를 시상하고 우수사례를 모아 사례집을 제작 배포함으로써 농가의 실천의지를 북돋우고 다양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농협사료에서도 악취저감 사료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마 올해 안에 한 두 제품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환경개선문제에는 무허가 축사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축산업이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분뇨처리·질병차단·조사료 확보다. 이것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미래산업으로 자리잡긴 힘들다. 질병문제는 근본적으로 무허가 축사와 관계가 있다. 축사를 현대화해서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은 어느 농가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비용이 너무 들고, 지자체의 비협조에, 허가 절차도 까다롭고 복잡해 농가의 입장에서는 너무 어렵다. 양성화 유예기간도 앞으로 1년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정책 방향은 맞는데 정책이 좀 더 세밀하고 정확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그린벨트·농지보존지역은 물론 남의 땅과 겹쳐서 축사가 지어진 곳도 있어 적법화가 힘들다. 농가 대부분이 대물림 받아 왔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이를 다 해결할 수 없다. 중앙회와 일선축협에서는 「무허가축사 상담실」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홍보물 제작을 통해 농가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농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축산농가들은 잇따른 FTA체결에 따른 축산물 수입의 증가, 가축분뇨, 사육거리제한 등 규제 강화에 김영란법 시행으로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 개선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것은 농가 스스로 개선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나의 재산은 내가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나의 할 도리를 다할 때 떳떳함이 생기고, 떳떳한 마음으로 정부의 지원도 요구할 수 있다. 어려움을 탓하면서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때문에 축산농가의 실천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농협중앙회는 ‘농가 피부에 닿는 고마운 조직, 농가가 꼭 필요로 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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