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소비자는 ‘가치’를 원한다

제품에 내재된 도덕·윤리성 관심

 

소비자들은 투명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원한다.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것을 넘어 윤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어서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볼 때 그 제품만 보지 않고 도덕적, 윤리적인 부문 등의 가치도 비중 있게 보고 그 가치를 제품 선택에 반영한다. 수입산이라 할지라도 신뢰를 얻는다면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는 높다.

 

2012년 이후 국내산 신선소고기의 구매빈도와 구매가구 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입산 신선소고기와 가공식품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를 통틀어 연간 가구당 소고기 구입액은 34만 779원으로 조사된 가운데 이중 국내산이 22만 99원으로 64.6%를 차지했다. 수입산은 8만 1758원, 소고기를 원료로한 가공식품이 3만 8921원이었다. 그러나 갈수록 국내산 소고기의 구입액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수입산 소고기는 늘어가고 있다.

수입산 축산물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입을 꺼렸던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을 구매하고 있다. 축산물 중에서는 소고기와 유제품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농촌에 대한 2015년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수입농식품이 국산보다 저렴할 경우 수입산을 구매하겠다는 의향이 조사대상 9개 모든 품목에서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민들의 우리농산물 구매의향 충성도는 최근 몇 년 새 감소세가 뚜렷했다.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와 관련해 ‘국산이든 수입품이든 품질 우수성을 고려해 구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39.7%를 차지했고, ‘우리 농산물이 수입품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면 수입농산물을 구입할 것’이라는 응답이 39.3%로 조사됐다.

‘수입 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구입할 것’이라는 우리농산물 구매충성도는 21.0%로 2009년 37.0%에서 2012년 34.1%, 2014년 29.5%에 이어 빠르게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입 농식품이 국내산보다 저렴할 때 수입산을 구매하겠다는 의향과 관련해선 조사 대상 9개 모든 품목에서 전년보다 증가했는데 쇠고기(12.3%), 가공식품·유제품(11.7%), 과일류(10.0%) 등이 10%를 넘었다. 가공식품·유제품과 채소류의 수입품 구매의향의 경우 각각 11.7%, 5.3%로 전년(가공식품·유제품 5.5%, 2.5%)보다 배 이상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또 9개 품목 가운데 국산구매 의향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품목은 가공식품(31.3%), 쇠고기(40.3%), 과일류(44.9%), 돼지고기(48.5%), 생선·활어(49.4%)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입농축산물이 국내산보다 저렴할 때 국산과 수입산 구매 의향이 ‘반반’이라는 응답은 소고기 47.4%, 돼지고기 42.5%, 닭고기는 39.1%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1인가구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면서 연령대별로 뚜렷한 소비패턴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식품섭취량을 기준으로 하면 연령층이 낮을수록 축산물 섭취가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1인 가구 중에서 60세 이상 비중이 4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고령친화식품의 개발이나 판매가 소극적으로 이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어떤 제품들이 뜨나>

 

‘나홀로 족’, 더 고급스럽고 먹기 편리한 것 없나?

 

# 집에서 즐기는 ‘드라이에이징’

최근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식생활에도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를 주기 위해 기존에 즐기던 메뉴에서 벗어나 조금 더 고급화된 프리미엄 메뉴들을 찾고 있다. 그동안 양식 고급 메뉴로 손꼽히는 스테이크도 ‘드라이 에이징’ 방식을 활용한 스테이크로 진화하고 있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가정에서 직접 먹길 원한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국내산 소고기만을 드라이에이징해 유통시키고 있는 업체가 인기다. 국내산 육우를 건조 숙성시켜 유통시키고 있는 이 업체는 저지방 숙성육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정육점이다. 10~40일간 1~3도 사이에서 습도 70~80%를 유지하며 숙성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니 소비자들이 모이지 않을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등급이 낮은 육우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편이었으나 드라이에이징으로 단점을 극복하니 대접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부위는 숙성 티본스테이크, 숙성채끝스테이크, 숙성부채살스테이크 등이다.

이곳에서 인기 있는 스테이크용 부위들을 시중가보다도 저렴하게 판매할수 있는 이유는 일반 시장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국내산 육우를 드라이에이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숙성채끝스테이크 드라이에이징 500g이 2만 1000원으로 100g당 4200원인 이 고기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고기를 구입한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에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 등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3시 이전 구입건에 대해서는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편리함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한번 구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두 번 세 번 구입하는 소비패턴이 형성되고 있어 실제로도 재구매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 유기농 & non GMO

한우도 유기농 시장에 가세했다. 안티마블링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감에 따라 유기농 한우가 각광 받고 있다. 안티 마블링을 표방하고 나선 네이처오다는 한우 안티마블링에 부합하는 저지방 쇠고기로 건강을 중시하는 최근 식생활 문화와 소비 동향을 반영했다.

올해는 네이처오다 아마포크 시리즈를 런칭하고 돼지고기 유통에도 뛰어들었다. 아마포크는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돼지고기로 처음부터 건강하게 항생제-촉진제-면역증가제-소독약을 사용하지 않아 높은 면역율을 자랑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풀과 아마씨를 급여해 지방산 비율을 맞추고 돼지 역시도 안티마블리을 표방해 GMO 옥수수사료는 전혀 급여하지 않는다. 특히 동물복지에서 자연순환농업까지 연계해 햇빛 아래 개방형 축사에 왕겨와 톱밥을 깔아 건강하고 즐겁게 자라는 돼지로 고기를 생산한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또한 기존의 산소포장과는 달리 진공포장을 선택해 냉장상태로 내부 산소를 제거해 박테리아 증식 및 부패를 방지하고 육류의 자연적인 연화 작용과 숙성을 그대로 진행되도록 한 것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소비를 선호하는 20~30대가 즐겨듣는 시사 팟캐스트(※Pod cast:오디오 파일 또는 비디오 파일형태로 뉴스나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인터넷망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한 타깃 광고로 유기농 한우를 홍보하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찬밥이었던 멸균유가 대세?

 

멸균유 시장이 심상치 않다.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한 멸균유가 냉장고에 입성했다. 멸균유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도 상승이 그 이유다. 최근 들어 멸균유는 상온에서도 일정기간 변질 없이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야외활동에 용이하다는 면에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정에 영유아가 있는 주부들이 안전성과 편리함을 이유로 멸균유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또한 등산, 캠핑 등이 활성화 되면서 캠핑족과 등산객들도 멸균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는 이 같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특별상품으로 멸균유를 냉장고에 진열하는 등 눈에 띄는 배치를 하고 있다.

또한 멸균유의 특성상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판매를 견인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주 고객들은 20~30대다. 이들은 주로 1인가구이기 때문에 ‘무겁거나 부피가 크고, 구매 빈도가 잦은’ 생활필수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패턴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생필품 소비패턴에 우유도 합류하기 시작했다. 업체들이 멸균유를 24개씩 묶어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상당한데 온라인에서 멸균우유를 구입하면 집 앞까지 직접 배송되기 때문에 일부러 온라인에서 멸균우유를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 이제는 냉동시대

최근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유통형태에도 변화가 왔다. 기존의 냉장유통 시스템에서 냉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판매 단위로는 1인 가구 혹은 소가족이 한 번에 소비할 수 없게 되자 좀더 오래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냉동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1인가구를 위해 소분 제품들이 많이 출시됐으나 소포장으로 인한 가격 상승 등 단점들이 드러나면서 소분한 것을 냉동 유통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실제로 냉동치킨 시장 규모는 2013년 653억 원에서 2015년 802억 원으로 22.82% 성장했다. 집에서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홈술(Home+술)’ 트렌드도 냉동치킨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편의점의 성장도 냉동치킨 시장이 확대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기존 프렌차이즈 치킨 제품들이 2만원을 상회하는 수준인데다가 포장단위도 1마리기 때문에 중소가구에서는 부담스러운 양이다. 때문에 언제든 필요한 만큼 소비할 수 있는 냉동 치킨 제품이 CJ제일제당, 하림, 사조, 마니커 등에서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의 성장도 냉동치킨 시장이 확대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가공품 위주의 축산물들이 냉동상태로 출시됐으나 앞으로는 정육도 냉동보관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들이 출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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