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미국 시카고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곡물 가격은 8월 말까지 급격한 하락 흐름을 보여 옥수수 및 소맥의 경우 연중 최저점을 계속해서 갈아치웠다. 대두는 지난 4월 중반 이후 가장 낮은 가격대를 형성한 바 있다.

9월로 접어들면서 반등했던 곡물 가격은 미국 농무부의 월간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일인 9월 12일 전까지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본격적인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미국 중서부 옥수수 및 대두 산지에 상당량의 비가 내려 병충해 발생 확산과 품질 저하 및 수확 지연 우려 등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했다. 또 미국산 곡물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 역시 곡물 가격의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

반면 소맥은 세계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 우위의 시장 형성으로 상승세는 상당 부분 제한을 받았다. 그러나 서유럽 및 호주 등에서의 품질 저하에 따른 고단백질 소맥 공급 부족 현상과 주요 생산국인 인도의 생산량 감소에 의한 공급 부족으로 해외로부터 소맥 수입을 늘리고 있음에 따라 소맥 가격 역시 타 곡물류와 같이 상승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적으로 세계 곡물 생산량은 대풍작으로 크게 늘어나고 재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곡물 가격 상승폭은 상당히 제한을 받을 전망이다.

9월 둘째 주(9/12~9/16)에는 시장의 관심을 불러 모았던 미국 농무부의 9월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9/12)가 있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이 전월 전망 대비 줄어듦에 반해 수출량은 변동이 없어 기말 재고율이 하향 조정됐다.

반면 미국의 대두 생산량은 전월 전망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해 소비량과 수출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말 재고율은 상향 조정됐다. 그 결과 대두 가격은 급락세로 전환됐으며, 옥수수 가격 역시 동반 하락했으나 하락폭은 크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소맥은 세계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량 및 수출량 증가폭이 더 커 전월 대비 기말 재고율은 하향 조정됨에 따라 가격 상승세는 유지했다. 그러나 한 주간의 마무리 시점에서 대두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옥수수 및 소맥 가격 역시 대두 가격의 상승세에 힘을 입어 강세를 보였다.

선물 시장에서 투기 세력의 저가 매수세 유입과 미국의 곡물 수출 확대 전망 등이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중서부 비 소식에 따른 옥수수 및 대두의 작황 피해 우려 또한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

한편 국제 유가의 급락 여파로 인한 국제 증시 약세와 달러화 가치 상승 등의 대외 여건은 곡물 가격의 상승에 걸림돌이 되었으나, 펀더멘털 상의 불안 요소로 인해 곡물 가격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곡물 가격 또한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놓고 원자재를 비롯한 곡물 시장은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 금리를 조정하는 기구인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20일과 21일 양일간 회의를 거쳐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따라서 9월 셋째 주(9/19~9/23)에는 대외 시장의 영향으로 인하여 곡물 가격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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