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공장 경영에 조합 사활 걸렸다”

 

“농협중앙회 축산물공판장이 소 부산물 계약방식을 일부 ‘수의’에서 ‘입찰’로 바꾸면서, 전국 조합 내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우지가공공장의 경영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농가의 수익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입찰을 반대하진 않지만 조합의 입장도 충분히 반영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지가공공장이 운영되고 있는 보성축협의 방복철 조합장은 조합 경제사업의 70%를 차지하는 우지공장의 경영이 공판장 입찰제도의 도입으로 원자재 값이 급등함에 따라 큰 타격을 입고 있으니 이에 대한 대책을 중앙회가 마련해 달라고 소리를 높였다.

우지(牛脂)는 소의 지방조직으로부터 채취한 기름으로 식용에 적합하도록 처리한 쇠기름을 말하는데, 가축 사료의 영양 등을 높이는 원료로도 사용된다. 때문에 방 조합장은 농협사료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우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방 조합장이 일반 공판장보다 농협축산물공판장의 것을 선호하는 이유도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억6925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던 보성축협은 올 상반기 6억8256만원을 기록했지만 우지의 원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연말 가결산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조합 경영의 활성화를 위해 내핍 생활 중인 보성축협은 지금 비상상황이다.

지난해 조합장 취임 후 방복철 조합장은 지역의 생산자단체들과 연계해 임직원과 전 조합원 그리고 지역 축산인들이 함께 화합하고 단결하는 체육행사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체육행사는 고사하고 조합원 전이용대회조차 못했다. 조금이라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조합의 지갑을 만지작거리다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조합 돈을 허투루 쓸 수 없다는 방 조합장의 고집은 직원의 급식지원비를 줄이고, 휴가비를 없앴다. 당연히 성과급도 낮췄다. 이에 대해 방 조합장은 “당연히 직원들의 불만이 높다. 그렇지만 이는 조합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이며, 그 때에는 모두 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17년 간 조합 이사와 감사로 조합 경영에 참여했던 방복철 조합장이 내세우는 건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합 살림살이를 공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의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조합 사업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1년 5개월이 지나는 시점에서 그는 선거의 후유증으로 빚어진 조합원들 간의 갈등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자신했다. ‘조합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의 결과란다. 먼저 손을 내밀고 협조를 당부하고, 고충을 이해하는 자세가 큰 도움이 됐다.

직원들의 능력 향상도 아직은 목표에 미달하긴 해도 상당히 만족해 한다.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면 장소와 시기에 국한하지 않고 직원들을 파견한다고 한다. 보다 깊은 업무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순환보직제’도 실시할 예정이다. 직원들이 한 업무에만 매달리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는 현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의지이다.

방 조합장은 지역의 소가 많이 부족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리 자금 30억원을 풀어 조합원들의 한우 입식을 돕고 있다. 현재 축산업 자체가 어렵다 보니 더 이상 축소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방 조합장이 “축산특례 조항을 삭제하는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은 30여년 동안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해 온 축산업을 무시하고 도외시하는 행위”라고 규정하는 것도 현 시점에서 축산업을 영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설명해 준다.

특히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은 농축산물의 소비 냉각을 불러올 것이 확실한 만큼 어려운 상황이 중첩되고 있는 농축산업의 부활을 위해서는 반드시 ‘제외’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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