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7월 넷째 주(7/25~7/29) 곡물 가격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지난 주 급격한 하락 흐름을 보였던 대두 가격은 슬그머니 상승 추세로 바뀌는 반면 옥수수 가격은 바닥권에서 횡보하며 시장 방향성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소맥의 경우 지난주 상승세가 이어지질 못하고 꼬꾸라져 연중 최저점 구간에 재차 진입했다. 대두가격이 일시 조정을 받아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주요 곡물 가격의 하락세는 여전하다.

세계 곡물 수급 안정과 미국의 양호한 날씨로 인한 곡물 생산 증가 전망이 계속해서 곡물가격을 억누르고 있다. 7월 25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유럽 전체 곡물 생산량이 최근 5개년 평균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3일 뒤인 28일 국제곡물이사회(IGC) 역시 ‘국제곡물시장보고서’ 발표를 통해 이전 전망 대비 주요 국가의 곡물 생산량 증가로 기말 재고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이번 주에는 소맥 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 세계 곡물 강국으로 급부상한 러시아의 소맥 생산량이 최근 20년 이내 가장 높은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지난 주 후반 일시 폭등한 유럽산 소맥 가격이 안정을 되찾아 폭등 전의 가격으로 회귀한 점 역시 가격 하락의 요인이 됐다.

요즘 들어 아르헨티나와 관련한 이슈들이 도마 위에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선적된 소맥에서 유전자 변형 생물체가 검출됐다는 우리나라 검역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뒤이어 미국에서도 워싱턴 주 한 농가의 휴경지에서 미승인 유전자 변형 소맥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미국산 소맥 수입국들에 대한 통관 검사가 강화됐다.

옥수수, 대두와는 달리 소맥의 경우 국제적으로 유전자 변형 소맥이 상업화되고 있지 않아 이번 유전자 변형 소맥의 검출 소식은 국제 교역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7월 2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29일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증시는 큰 동요가 없는 가운데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세계 공급 과잉 우려로 급격히 하락했으며 곡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연료 가격 역시 하락하는 등 대내외 시장의 영향으로 인하여 곡물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았다.

8월 첫째 주(8/1~8/5)에는 세계 곡물 수급에 관한 주요 보고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미국을 위시한 주요 생산국들의 자체 날씨 변화에 따른 생육 및 수확 상황과 수급 전망 등이 곡물 가격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대 곡물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 실적에 따른 교역량의 변화 역시 곡물 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일로 예정된 중국 정부의 곡물 통관실적 발표가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중국은 곡물 과잉 재고에 따른 부담과 내수 가격 상승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난 5월 말부터 정기적으로 공매 처분을 실시해 오고 있어 수입량의 변화에 따라 국제 곡물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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