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이미지·고품격 한우의 절묘한 조화

 

지난달 15일 강원도 한우브랜드 「하이록」과 「한우령」이 통합, 「강원한우」로 새롭게 재탄생하는 출범식이 열렸다. 강원도 내 축협들을 중심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던 한우 브랜드들이 각자도생으로는 자유무역협정 등 어려워지는 축산환경을 헤쳐 나가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성을 반영해 강원도가 주축이 돼, 2014년부터 브랜드의 통합을 추진해 온 결과였다.

인제축협(조합장 이택열·통합브랜드 추진협의회장)을 중심으로 춘천철원·강릉·동해삼척태백·속초양양·고성축협 등 6개 조합이 참여하고 있는 ‘강원한우’는 기존의 고품질 한우고기 생산체계에 강원도라는 청정이미지를 접목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세계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가 잇따라 체결한 축산강국들과의 FTA(자유무역협정)는 외국산 축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육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의미한다. 국내 축산업 특히 한우산업이 온전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지만 ‘수출’이라는 또 다른 시장을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다는 것이 바로 ‘강원한우’가 탄생한 배경이다.

2014년 강원도는 이를 위해 ‘강원한우브랜드 통합 및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위탁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2015년 12개 시·군 6개 축협이 참여하는 ‘강원한우 통합 조합장협의회’를 출범시키고, BI상표 출원(홍콩과 중국), 조합공동사업법인 설립에 이어 일단 하이록과 한우령을 통합한 브랜드 ‘강원한우’가 닻을 올리게 된 것이다.

참여농가 1533호에서 번식·거세우, 송아지 6만10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강원한우는, 3통(사양·혈통·사양관리 통일)과 비육 밑소 자체 확보 혈통 송아지 100% 목표를 설정하면서 상시 6만1000여 마리 규모의 생산 기반을 유지함으로써 연간 1만 마리 이상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어 브랜드로써의 전제조건인 ‘정품·정량·정시 공급’을 충족시킨다.

게다가 사육과 도축·가공·유통 단계별로 HACCP이 적용됨으로써 위생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과 안전관리통합인증 기반 조성을 위한 상호협력 MOU를 맺기도 했다.

김성태 강원한우조공법인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강원도라는 이미지는 맑은 물, 신선한 공기 등 청정의 이미지가 높지만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떤 브랜드를 내세워도 강원도라는 이미지를 따라갈 수 없다”며 ‘강원도’의 특색을 강조한다. 특히 강원도에서 개최될 평창 동계올림픽은 강원도라는 이미지를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한우는 강원도 최전방 DMZ(비무장지대) 청정지역과 백두대간 큰 줄기인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 태백산 품속에서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 그리고 축산농가의 정성을 먹고 자란다는 자부심으로 시작됐다.

여기에‘친환경적인(Environment-friendly)’·‘안전한(Safety)’·‘신선한(Fresh)’·‘맛있는(Delicious)’이라는 4가지가 결부됐다.

잔류물질 제로화와 적정 사육밀도, 친환경적 사육환경, 무항생제 비육프로그램 운영과 강원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청정 조사료를 직접 생산해 급여하고 있기에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또 생산부터 도축·가공·운반·유통 등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철저하게 위험요소들이 관리됨으로써 안전하고, 최적의 유통 및 판매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언제나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백두대간과 푸른 바다인 강원도만의 특수한 기후에 따라 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아미노산과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담백하고 풍부한 육즙과 한우 특유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이라고 강원한우 관계자들은 자랑한다. 7월 15일 정식 출범한 강원한우조공법인은 곧바로 하이록과 한우령 전 판매장에서 명칭을 강원한우로 변경하는 중이다. 춘천·철원·양구·인제·화천·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태백 등 강원도 12개 지역의 23개소 축협 하나로마트와 전문판매장과 프라자에서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수도권에 구축되고 있는 서울 마포구 소재의 직영판매점에서도, 온라인으로는 각 축협 홈페이지와 링크돼 있어 구입이 가능하며, 현재 구축 중인 강원한우 통합쇼핑몰에서도 조만간 만날 수 있다.

 

“ 한우산업이 큰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이미 폐업농가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소규모 지역 한우브랜드 기반은 약화돼 차별성 없는 지역 중심의 한우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성태 강원한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의 강원한우 출범 배경에 대한 설명이다. 때문에 소비자 인지도 하락, 도내 한우 수급 불균형, 출하 지연 등 유통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세분화되고 더욱 치열해지는 한우브랜드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함으로써 안정적인 생산과 유통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청정의 이미지로 굳어진 강원도가 바로 브랜드 그 자체라고 강조한다.

 

- 도내 6개의 유명 브랜드가 존재하는 데 2개 브랜드 통합으로 ‘도 통합브랜드’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있다.

“각 지역에서 이미 자리매김한 브랜드들이 있다. 행정지역과 축협의 노력의 결과인 것은 맞다. 그리고 강원한우가 영서의 광역브랜드 ‘하이록’과 영동의 ‘한우령’이 주축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강원한우는 도는 물론 6개의 축협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국내 및 홍콩에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 수출까지 고려한 행보다.

현재 로컬 브랜드로서는 각자도생하기엔 역부족이다. 때문에 이들 브랜드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도내 통합브랜드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생각해도 좋다. 강원도 내 한우브랜드가 강원한우를 정점으로 상생할 수 있도록 설득과 비전을 제시해나갈 계획이다.”

 

- 생축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는 데, 한우협회가 적극적으로 반대해온 문제이다.

“비육 위주의 위탁사업이 아니다. 암소를 위주로 한 번식우를 중심으로 한다. 특히 한우협회와의 연계를 통해 우수한 송아지를 확보하고 이를 강원한우의 밑소로 활용함으로써 고품질의 기반을 확고하게 한다는 것이다.”

 

- 차별화된 사업을 전개할 생각이라고 했는데?

“고품격의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를 개발하는 투 트랙을 말한다. 한우고기가 이미 고가의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한우고기 가격이 너무 비싸서 구입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불만이다. 기존의 고가 소비층은 소비층대로 유지하고, 마블링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방목과 동물복지를 적용하면서 나름대로의 중저가 브랜드로 새로운 소비층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 아무리 좋은 브랜드를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없다.

“일단 참여조합과 본 법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판매장과 프라자, 가맹점 등을 통해 정기적인 할인판매와 판촉행사를 전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일 것이다. 브랜드대전, 각종 평가대회에 뿐만 아니라 전시행사와 지역문화 행사에도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지난 ‘단오제’에서 강원한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직거래 판매활동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수도권과 대도시 진출도 진행되고 있다. 부산지역의 유통업체가 강원한우를 통해 수도권에 진출하겠다고 한다. 이 유통업체를 통해 부산으로의 진출도 고려 중이다.”

 

- 강원한우가 조기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우량 송아지를 방목할 수 있는 ‘목장’ 확보와 자체 가공·도축장이 갖춰져야 한다. 그래야 투 트랙도 가능하고, 홍콩 수출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강원한우 출범 취지에 맞는 적극적인 자금 지원과 행정적 뒷받침이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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