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끊임없이 우유 값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원유가격 연동제가 시행된 이후 소비자들은 우유 값이 조정될 때마다 전면에 나서 우유 값 인상을 반대했다. TV 뉴스, 시사 방송, 일간지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여름 무렵에는 우유 값을 분석하는 것이 연례행사가 돼버렸다.

소비자들은 왜 유독 우유 값에 민감할까. 축산물 중 가격에 가장 민감한 품목이 우유다. 소비자들은 한우, 돼지, 닭, 계란 값이 오르더라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우유 값이 오를 때처럼 조직적인 대응이 없다. 쌀 때 먹는다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시장논리에 따라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내려가고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오르는 구조인 타 축산물과 시장논리가 통하지 않는 우유의 차이가 여기서 나타난다.

소비자도 이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다. 단기간에 생산해 내는 축산물과 우유는 다르다는 것을. 그러나 소비자가 우유를 괘씸하게 여기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금까지 유업계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건강한 소비를 위해 일반 백색 시유보다 저지방이나 무지방 등 지방함량을 줄인 우유를 선호하고 있다.

유업체들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지방 함량 제품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기호에 따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우유를 생산해 내는 것은 유업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국내 저지방 우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약 15% 비싸다.

지방을 빼기 위해 추가적인 공정을 거치기 때문이라는 게 우유 업계의 입장이지만 해외의 경우 일반 우유와 가격이 같거나 더 저렴하다.

외국 같은 경우에는 생산 과정에서 뺀 유지방으로 치즈와 버터 같은 유가공품을 만들어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공정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만 저지방 우유가격이 일반우유보다 비싸다. 정보화 시대에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얻는 소비자들은 이 같은 불합리함도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들이 쌓여가면서 우유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 되는 수준은 점차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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