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급이 안정화되면 유제품 원료의 수급이 불균형해진다. 이른바 생크림 사태가 그 예이다. 여름철을 맞아 빙수 등 유제품을 원료로 하는 디저트가 각광 받으면서 생크림, 연유 등의 수요가 늘어났다.

유업계는 매년 원유생산량이 피크인 4월을 기점으로 여름 맞이 유제품 원료의 생산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유 수급조절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내면서 생크림과 연유 등의 생산은 점차 줄어들어 최근에는 품귀현상까지 비일비재 하게 나타나고 있다.

잉여원유 처리 과정에 있어 탈지분유 생산시 발생하는 유지방으로 생산되는 생크림 등 원료들이 잉여원유가 줄어듦에 따라 생산되지 않게 된 것이다.

소위말해 생크림은 잉여원유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탈지분유를 생산하지 않으니 이에 파생하는 부산물이 생산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생크림을 찾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디저트 전문점들만 애가 타고 있다. 우선적으로 공급량이 부족하다보니 공급가 또한 치솟는 것이 문제다. 현재 생크림의 유통가는 1000원 이상이 오른상태다. 모 디저트 전문점에서는 생크림이나 연유를 리필 할 경우 아이스크림으로 대체하고 있다. 생크림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다.

지금 상황이 지속되면 올 하반기까지도 생크림 부족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중 생산량이 적은 구조적 특성상 당분간 생크림 생산량이 늘어나긴 어렵기 때문이다.

원유생산량이 줄어 수급조절에는 이로운 점이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위기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대형 프랜차이즈 디저트 전문점과 커피전문점들은 국내산 원유를 이용한 생크림의 대체품을 찾고 있다. 갑작스레 마주한 올해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국에는 연중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수입유제품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수요자가 없으면 공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시장을 잃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번 잃은 시장은 되찾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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