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수입육에 끼인 축종…틈새전략 절실

 
 

지금까지 육우산업의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우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육우만의 차별화된 등급제 실현 등 다방면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또 생산자들이 직접 나서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판매점까지 운영하는 사례도 생기는 등 활발한 움직임도 뒤따르고 있다. 유통부분에서도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있다. 육우의 특성을 살린 드라이 에이징 육우와 부분육 거래가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다양한 부위로 구성한 홈쇼핑 상품 판매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유통채널 다양화 ‘시동’

육우가 저평가 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육우 농가들은 수입육과 한우 사이에서 소비자의 선택 범위 내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애석한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현실이자 육우산업의 현주소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육우의 설자리를 대형 유통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보니 생산자들이 직접 나서 생산부터 유통까지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청원, 안성 등 육우 사육 밀집지역에서 개인 또는 협동 조합형태의 판매장이나 취급점을 운영하고 있다.

안성의 육우 사육농가들이 소매유통과 식당 형태로 함께 운영중인 우리보리소 안성점은 지난달 정육 소매 매출만 500만원을 기록했다. 안성의 육우 사육농가들은 농가 스스로 유통부분에 가담해 안정적인 소비처 확보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판매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판로는 온라인이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제약이 덜한 온라인에서는 육우 판매가 활발하다. 육우 생산 농가들은 온라인을 소비자들과의 접점으로 판단하고 수급상황이 불안정할 때도 온라인 판매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현주 육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지난해 오픈한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기도 전에 육우 값이 오르면서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판매를 중단키도 했지만 일반 소비자들과 직접 접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서 온라인 판매를 재개 했다”면서 “앞으로는 가격의 진폭과 관계없이 판매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반 소매 유통도 다양한 채널 확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낮은 등급으로 인해 부분육 유통이 어려운 육우의 특성을 장점으로 전환시켜 각각의 부위를 소분한 종합세트를 홈쇼핑을 통해 판매해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등급의 영향을 보완하고 육질과 풍미를 살리는 드라이에이징 육우도 시도 하는 등 다방면의 유통 활성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드라이에이징 육우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00g당 3000~4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구매층의 반복적인 소비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 육우 특성 인정해야

육우산업 관계자들은 육우가 언제까지나 품질이 저평가되면서, 육우농가의 불안전한 소득구조가 지속됨에 따라 산업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 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때문에 부드럽고 지방이 적은 육우고기는 웰빙 트렌드와 부합해 저지방 고단백 영양소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주요 소비층이기 때문에 특성에 맞는 가격결정 구조가 필요한 상황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진국의 등급체계는 공통적으로 맛을 결정하는 주요항목으로 마블링(근내지방도)과 육질을 평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와 같이 등급 명칭이 품질의 서열을 의미하지는 않는 반면 우리나라의 현 등급제는 수직적 개념을 취하고 있어 수평적 개념을 도입해야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육우생산농가들은 한우에 준하지 않고 육우만의 차별화된 등급제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강병권 육우마을 안성사업단 총무이사는 “지금까지 육우산업을 지탱해온 것은 육우농가 개개인의 노력이 가장 크다”면서 “생산농가들이 육우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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