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먹고 싶어도 파는 곳을 몰라

 
 

육우값 고공행진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일반소비자들은 육우값이 오르고 내려도 알 길이 없다. 육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군납 물량으로 이용되고 나머지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물가를 체감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이 같은 구조적 이유로 육우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육우가 어떤 고기인지, 어떻게 생산되는지에 대해서는 더더욱 무관심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육우고기는 물음표다.

 

# 육우 주 소비층은 군인?

육우의 주 소비계층은 군인 또는 불특정 다수다. 육우를 알고 직접 구입해 사먹는다기보다 군 급식이나 설렁탕, 곰탕 등 음식의 부재료로 이용돼 섭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우 군납이 장기화될수록 육우농가들에게는 오히려 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군납에만 의존하다보니 육우소비에 일시적인 효과를 보기는 했으나 인위적인 부양책의 한계로 육가공 업체 등 시장에서 외면 받으면서 소비 시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 대형 유통 판매장 확대돼야

일반 소비자들에게 있어 육우 매장 찾기란 숨바꼭질과 같다. 일부 인터넷에 밝은 젊은 소비층들은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있지만 중장년의 주부층은 육우를 만날 기회가 없다.

판매부문 확충을 위해 낙농관련조합 등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소비자의 육우고기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다수의 낙농조합이 앞장서 ‘육우전문판매점’과 ‘육우전문플라자’ 등 소매유통매장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대부분 적자 경제사업장으로 전락, 조합 경영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낙농관련조합들의 잇따른 육우사업 적자와 실패로 현재 육우전문판매장 또는 플라자 개설을 검토하고 있는 낙농조합들 역시 사업을 재고하거나 전면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모두 적자 운영 등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고 현재 운영 중인 판매장 역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우유가 운영 중인 열려라 참깨는 한우와 육우를 동시에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구이용으로 판매되는 고기의 대부분은 한우이다. 원활한 육우 공급이 어렵다는 이유에서 한우와 육우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고 하지만 육우를 판매하는 날은 손에 꼽을 만큼 적은편이다.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이용 쇠고기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한우가 59.8%로 1위를 차지하고 뒤이어 수입육 21.7%, 육우가 18.5%로 가장 낮은 선호도로 나타났다.

육우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육우 판매점의 부재와 부정적인 육우의 품질을 꼽았다. 따라서 육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과 균일한 품질을 유지함으로써 부정적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육우판매점 등 기존 공공부문의 유통혁신은 농가들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군납에만 의존하는 유통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육우고기 유통이 선행돼야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 육우 소비자가 알까

실제로 얼마 전 육우데이를 맞아 하나로 마트 창동점에서 육우고기 특별 판매를 실시했다. 이날 축산물 코너가 아닌 중앙 특설 매대에서 소고기가 판매중인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축산물이지만 축산물 매대가 아닌 별도 매대에서 판매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육우가 무엇인지. 우리나라에서 안전하게 생산된 소고기임을 알아서 구입한다기 보다 구매 고객 대부분이 싼 가격과 특별할인이란 말에 줄지어 고기를 장바구니에 담기 바쁜 모습이었다.

육우산업 관계자들은 육우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출빈도를 높이고 육우에 대한 정보제공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현주 육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육우 특별판매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조기에 판매가 완료되는 등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시장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유통시장에서 육우가 설자리만 마련된다면 안정적인 판로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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