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오·벽지 원격의료 서비스 확대

 

요즘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서 갈수록 고령화돼가는 농촌에 새로운 활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과 생활편의시설 특히 의료서비스의 부재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실제 농촌지역 보건의료기관은 5145개소로 도시지역 보건의료기관 5만4000여개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적어 의료혜택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농촌주민의 약 90% 정도는 면(面)경계를 벗어난 지역의 종합병원을 이용하고 있으며, 병원을 가는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아울러 의료인들 역시 생활기반이 열악한 농촌지역 병원 근무를 꺼려함에 따라 농촌지역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정보기술(IT)의 발달은 각 분야에 접목되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으며 의료분야 역시 원격의료 기술의 발달로 이어져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의료서비스 시대가 도래 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장애인, 도서벽지 주민 등 의료 취약지역 거주자의 의료 접근성 향상과 만성질환의 효과적 관리를 위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2014년 4월 국회에 제출했지만 2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의료법상 의사-의사간 원격협진과 의사-환자간 원격모니터링은 허용되나 의사-환자간 원격진료는 제한돼 국가 시범사업으로만 추진이 가능하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으로 농업인 질환예방을 담당하는 농업안전보건센터(조선대) 및 보건소 등과 연계하여 농촌 오·벽지 고령층에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모니터링과 원격진료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원격모니터링은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의 고혈압, 당뇨 등 수치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에 대한 주기적 처방 필요시 시설내 간호인력 또는 코디네이터 등의 도움을 받아 화상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창조마을 사업자 5개소(충남 홍성 내현권역 등)에서 의사-환자간 원격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원격진료는 현지에 있는 의료장비로 환자상황을 측정한 후 측정자료를 참고로 원격지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하는 조치로 농협 ‘행복모음센터’ 2개소(전남 완도 등)에 의사-환자간 원격진료를 통해 물리적 제약으로 의료서비스 접근이 불가한 원양선박, 군격오지 등에서 시범 추진 중이다.

전남 완도군 청산도와 같은 대부분의 도서벽지에는 종합병원이 없다. 청산도 도청리에 살고 있는 김모 할머니는 당뇨를 앓고 있어 몸이 아플 때마다 2시간 간격으로 있는 여객선을 타고 완도읍내로 나가 진료를 받아야 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러던 중 농촌 고령농 대상 농림축산식품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시행으로 육지에 있는 병원까지 갈 필요없이 동네에 있는 ‘행복모음센터’에서 원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은 고령화 사회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만성질환 관리와 부족한 의료인력 문제 및 이로 인한 의료공백 최소화, 그리고 드넓은 영토 곳곳에 거주하는 의료 취약지역 거주주민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원격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기술(IT)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우수한 의료 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기술적 안전성 문제와 대형병원 쏠림에 따른 일차의료 붕괴 가능성 등의 우려로 인해 원격의료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하루 빨리 관련업계가 좀 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첨단 의료기술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도서지역이 많고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전남지역 농어촌에 꼭 필요한 사업으로 향후 도래할 원격의료시대의 초석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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