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래 최악 상황 동시개화·잦은 비바람에 짧은 채밀기간·조기 낙화

 

올해 국내 벌꿀 생산량이 2004년 이래 최대 흉작으로 양봉농가들은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부지방에서의 꿀벌유실, 동시개화로 인한 채밀 횟수 감소, 유밀 된 아카시아들이 낙화하면서 올해 벌꿀 생산량은 작년 대비 약 40%에 그쳐 2004년 이래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2004년에는 아카시아나무 잎이 누렇게 변해 조기에 낙엽이 되는 ‘황화현상’이 나타나 벌꿀 생산량이 2003년 대비 절반수준에 미치는 1만 5600톤을 기록한바 있다.

올해 대부분의 양봉농가들은 평년보다 높은 봄 기온에 아카시아 개화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개화 예측 시기보다 5일가량 이른 지난 4일 정리채밀을 시작했다.

그러나 남부지방부터 정리채밀을 시작한 양봉농가들은 많은 비·바람과 낮은 기온으로 꿀벌 유실, 아카시아 꽃의 낙화까지 겹쳐 벌꿀 생산에 많은 차질이 발생했다.

또한 우리나라 남·북부지역 간의 개화시기 차이가 평년기온 기준으로 약 30일 정도지만 올해 초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약 15일 정도로 크게 줄어 채밀가능 기간 또한 7~10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한 양봉농가는 “1970년부터 40년 넘게 양봉을 해왔지만 올해 같은 흉작은 2004년 이후 처음”이라며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에 잦은 비, 동시개화로 인해 꿀을 뜰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욱이 작년에 비해 올해는 유독 채밀량이 눈에 띄게 줄어 든 데다 생산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며 “이제는 생산비조차 감당할 자신이 없어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우리나라 벌꿀 생산량의 70%를 담당할 만큼 중요한 아카시아나무에 일어나는 이러한 일들에 대비해 대체 밀원수종 개발 및 보급이 시급해 보인다고 관련업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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