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농협 축산연구원 중앙분석센터장(일본 식육기술 전문)

 
 

도축 후 일정기간동안 냉장상태로 보관해 맛을 낸 드라이에이징 숙성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이 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했다고 선전하는 음식점이 방송매체를 타면서 그 방법을 배우려고 하는 업체 관계자도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고기는 썩기 전의 고기가 맛이 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장기보관 드라이에이징 비프로 알려진 건조 숙성육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오랜 세월동안 고기업계에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등급말고는 없다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동안 업계에서 전통적으로 행해지던 Wet에이징 방식을 부정하고 심지어 비하까지 하는 일부 업체의 행태를 보면서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업체에서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선전하면서 추켜세우는 드라이에이징 건조 숙성육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생산되고 Wet에이징이라고 알려진 진공포장육으로 대변되는 습식 숙성육이나 부패육과는 무엇이 다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조숙성육을 처음 먹었을 때는 건조상태이기 때문에 퍽퍽하게 느끼기 쉽다.

하지만 씹을수록 고기 맛이 더 진해진다고 하는데 한번 맛을 보면 그 맛을 못잊을 정도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드라이에이징 비프를 선전하는 일반기사와 판매용 팜플렛 등을 보면 드라이에이징 비프의 장점으로『버터향과 함께 감칠맛이 있다』『풍미와 부드러움이 매우 우수하다』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미식가들은 드라이에이징한 고기가 더 맛있다고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씹자마자 입안 가득히 퍼지는 육즙을 좋아한다면 Wet에이징한 진공포장 숙성육이 더 적합하다고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도 드라이에이징 비프맛이 최고라고 하면서 진공포장 숙성육을 비하하는 듯한 홍보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개인차가 강한 소고기 맛에 대해 이것만이 최고다 하면서 자기만의 주장을 펴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제대로 된 드라이에이징 비프 생산과정을 거쳐서 생산된 고기인지 아직도 솔직히 신뢰가 덜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 모든 현상이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고기 본래의 특성과 소비자들이 고기 부위육과 숙성과정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점을 악용한 결과로 보여지는데 얼마 전 건조 숙성육에 관해 기획취재한 모 방송국 인터뷰에서도 강조한 바와 같이 고가의 소고기인 만큼 건조 숙성육 생산방법에 대한 일정한 기준과 방법서가 국가나 협회 차원에서 빨리 만들어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100일 이상 장기 숙성을 하면 무조건 좋은 것처럼 선전하면서 소비자를 현혹하는데도 이렇다 할 기준을 제시해 주는 기관이나 협회가 없다보니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건조 숙성육이 인기를 끌면서 장사가 되다보니 일부에서 제대로 된 생산과정을 거치지 않고 보관 잘못으로 선도가 저하된 것도 건조 숙성육이라고 속여서 고가에 팔거나 선도가 저하된 진공포장육을 뜯어서 건조 숙성육이라고 속여 파는 행위도 있다고 하는데 어찌보면 이제 막 시작된 건조 숙성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져버리는 행위가 바로 그것일 것이다.

일부매장의 경우 드라이에이징 숙성고에 진공포장육이 보이기도 하는데 외국에서는 진공포장육을 뜯어 건조 숙성한 것은 건조 숙성육 범주에 일체 넣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이것만큼은 우리도 꼭 준수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울러 건조 숙성육 생산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데 단순히 숙성고 내에 있는 생산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식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각종 생산정보와 함께 미생물 검사성적서 등이 함께 게시될 수 있도록 각종 조치가 추가적으로 검토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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