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주축 조합원·직원 합심…통합농협 ‘새 장’ 열어

 

지난해 3월 보은축협과 옥천영동축협 합병으로 출범한 ‘보은옥천영동축협’이 통합 1년 만에 흑자결산을 달성, 통합농협의 새로운 역사를 쓰며 주목받고 있다.

보은옥천영동축협은 지난달 열린 조합 총회 결산 결과 23억 9500만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려 출자배당 3%와 이용고배당 5%를 실시, 합병조합을 둘러싼 우려와 불신을 말끔히 불식시켰다.

이같은 성과에는 옥천영동축협 조합원들의 감자된 출자금 보전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보은옥천영동축협호’의 성공적 출항을 위한 조합원들과 임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라는게 조합 안팎의 중론이다.

 

구희선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전국의 합병조합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성공한 조합과 실패한 조합을 나눠 각각의 원인들을 분석하고 연구하며 벤치마킹해 조합 경영에 적용했다. 철저한 재고자산 평가와 채권관리는 물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됐다. 여기에 전 임직원들과 조합원 모두가 “반드시 해내자”는 보이지 않는 결의에 공감대가 형성돼 동참하면서 사업은 한층 힘을 받았다.

‘협동조합의 가치는 오로지 조합원들의 실익 증진을 위한 경제사업’에 있다는 구 조합장의 평소 철학과 강력한 사업 추진은 통합 이후 더욱 박차를 가하며 빛을 발했다. 조합원들의 뜨거운 호응과 감동을 이끌어 내면서 각종 경제사업들은 조합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어 기대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보은옥천영동축협의 각종 사업은 전국 최초 또는 유일하게 추진되는 사업들로써 눈여겨 볼만하다.

한우농가 헬퍼지원 사업은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사업으로 애경사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조합원들의 특별 지원 제도로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는 1년에 5일을 쓸 수 있었지만 군과의 지원 협의로 올해부터 열흘까지 확대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삶의 질이 보다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품질 한우고기 생산을 위한 생균제 사업은 조합이 직접 생산해 시중의 절반 가격 수준에 공급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조합원들의 주문량을 미처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에 있다. HACCP 인증을 받은 관내 낙농가들과의 계약을 통해 초유를 공급받아 한우 조합원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초유은행사업’ 역시 송아지 폐사율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면서 각광 받고 있다.

일련의 사업들을 직접 제안하고 추진한 구 조합장은 “현장에서 직접 양축을 하며 느꼈던 고민들, 필요로 했던 사업들이 현실화하니 조합원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현장의 경험은 풍부한 반면 이론적인 어려움에 부딪치거나 교육과 전문적 지식에 대한 조합원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도 조합이 나서 해결하고 있다.

보은옥천영동축협의 ‘한우대학’은 1년간의 긴 코스로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로 4기에 접어들었다. 조합에선 “젊은 농가들의 참여가 높고 특히 올해는 옥천과 영동지역에서의 참가신청이 높아 고무적”이라고 했다.

생산부문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 생산한 축산물을 제값에 팔아주는 보은옥천영동축협의 ‘판매사업’의 역량 역시 주목할 만하다.

’12년 준공한 조합의 한우플라자 ‘한우이야기’는 전국 축협이 운영하는 한우프라자 중 손에 꼽힐 정도의 성공한 사업장으로 평가받는다. 조합은 현재 조합원들이 생산한 한우, 특히 무항생제 한우에 대해서는 평균단가의 2%를 장려금으로 지급해 전량 구매해 플라자에서 판매하고 있다.

외식사업장 특성상 특수부위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비선호부위는 이동판매차량을 통해 전량 판매하며 재고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사골과 잡뼈, 족발은 명절 선물세트 등으로 소진한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한우를 높은 가격에 구매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협동조합이 가진 경영상 어려움은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해결해 내고 있다.

특히 조합은 신규 직원들 모두 발골 전문가 과정을 마치도록 하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명절 성수기나 축제기간 또는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조합 직원 누구라도 판매장에 투입돼 고기를 정형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양성해 놓은 것은 조합의 자랑이자 큰 강점이다.

이는 오로지 ‘조합의 가장 우선은 첫째도, 둘째도 경제사업’이라는 구 조합장의 남다르고 별난 협동조합 철학 때문이다.

빈틈없고 다양한 경제사업 추진으로 조합 직원들은 타 조합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지만 구 조합장은 철저한 신상필벌 제도를 통해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상무 등 임원급 승진을 위해선 경제사업에서의 근무 경력을 필수로 거쳐야 하는 게 인사 기본 방침이다. 조합원들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경제사업이야말로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알아 사업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단다.

경제사업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계약직 직원에 대해서도 성과급을 지급하며 사기를 증진 시키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여건이 조합 사업의 성공을 좌우하고,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구 조합장의 설명이다.

올해 보은옥천영동축협은 각 3개군에 경제사업 물류 기지 건설을 추진한다.

사료창고와 생균제, 왕겨와 톱밥, 건초 등을 구비한 경제사업 물류기지는 전업농가는 물론 소규모 농가들의 구매 편의성을 높여 물류비 등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조합은 기대하고 있다.

현장에서 떠나 빈 축사를 갖고 있는 조합원들을 양축활동에 다시 진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사업도 구체화 하고 있다. 한우 위탁우 사업을 통해 모든 자재 공급을 바탕으로 사육비 수수료와 등급출현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해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조합은 브랜드사업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사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어 조합원과 조합 모두에게 실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합병조합으로서 여전히 피합병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오는 4월 준공될 ‘옥천우시장’의 경매시장 개장은 조합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자경매시장으로 운영될 ‘옥천우시장’은 옥천영동축협 조합원들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는 동시에 우량 송아지가 거래되는 대표적인 우시장으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아 조합 경제사업 활성화는 물론 한우 개량사업 촉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조합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더불어 옥천경매시장 개장과 함께 암소 검정사업을 옥천, 영동지역까지 확대함으로써 우량 송아지 번식 기반을 조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보은옥천영동축협은 누구도 소외감 없는 격차 없는 양축 지원 서비스로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함으로써 가치와 보람을 조합원들과 함께 나누는 진정한 협동조합의 참모습을 실현하는 데전 임직원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통합 첫해 ‘건전 결산’ 성적표를 받은 구희선 조합장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구 조합장은 “모든 조합원들과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우선 큰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과 함께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많은 길에 대한 생각으로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위의 모든 우려와 불안에도 불구하고 통합 원년 흑자 결산을 이뤄내면서 조합원과 임직원 모두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큰 힘이자, 앞으로 조합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을 자신했다. 그는 단순한 흑자의 개념을 떠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뤄낸 값진 결실인 만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튼실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구 조합장은 향후 “화합과 포용을 바탕으로 조합원들과 직원 모두가 하나 된 조합을 만들어 나가는데 보다 심혈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협력과 협동은 조합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조합의 성장은 물론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기틀과 거름이 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옥천과 영동축협의 합병에 이어 또다시 보은축협으로 피합병 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되어 있는 데다 옥천과 영동 조합원들 역시 아직은 조합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참여가 적어 합병조합으로서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현실 역시 구 조합장이 첫째도, 둘째도 ‘화합’을 강조하는 이유다.

더불어 지금까지 묵묵히 추진해왔던 조합원들의 실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경제사업들을 빈틈없이 추진해 조합 사업에 더욱 애정과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독려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협동조합의 존재 가치는 조합원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현실화하고, 이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실익을 주고 인정받는 것이 협동조합의 진정한 참 모습’이라는 평소 그의 신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구 조합장은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으로 오로지 ‘조합원들에게 실익과 도움을 주는 사업’만을 고민하고 추진하겠다”며 “조합원들이 고마워하고 진정 필요로 하는 조합다운 조합을 만들기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전력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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