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우유급식 공급업체 선정을 두고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서울경기를 비롯한 수도권이나 대도시에서는 뺏고 빼앗기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나 학교밀집지역이나 급식수가 많은 지역에서는 업체 간 과당경쟁, 이른바 최저가 입찰로 유업계가 멍들고 있다.

차상위 계층의 무상급식 단가인 430원을 기준가 삼았던 전과는 달리 현재는 가격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금액으로 입찰에 응하기도 한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무상급식 단가, 심지어 공장도 가격보다도 낮은 가격에 입찰을 들어가다 보니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공급권을 따 내는 것에 진력을 다하는 것 까지는 좋지만 그 이후부터 안정적인 우유공급이 가능한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유업계 또한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이를 외면했다. 공급률을 줄일 수 없기에 공급권을 따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다.

그들은 더 많은 곳을 선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해왔던 부분을 지키기 위해서 출혈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누군들 소위 이런 짓(?)을 하고 싶겠냐는 것이다. 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이고 손해가 누적되는 사업을 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말도 안 되지만 할 수밖에 없는 심정은 이루 말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는 학교우유급식 관계자도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이렇다 한들 공급업체 비율이 크게 달라질 바 없는데, 결국엔 예년 수준과 같은 비율로 계약을 마칠게 뻔 한데 가격만 한없이 낮아진 꼴이라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경쟁인지 이제는 알 수 없게 됐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에는 너무나 멀리 왔다는 게 그들의 이야기다. 제 살 깎아먹기 인줄도 모른채 무조건적으로 내가 이기기 위한 경쟁만이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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