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의약품 업체 L대표는 마케팅부서 C차장을 유난히 총애 한다. L대표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L대표는 “모든 직원들이 나에게 잘 보이려고 나의 결정이 무조건 옳다며 온갖 아부를 해대는 가운데 C차장만이 잘못된 부분을 정확히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해 준다”면서 “옛날로 치면 C차장은 충신과 같은 존재라 총애할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명군으로 손꼽히는 당나라 제2대 황제 이세민(당 태종)의 곁에는 위징이라는 충신이 있었다.

626년, 태종이 장병을 징집할 때 한 대신이 18세가 안 되어도 키가 크고 몸이 건장한 남자라면 징집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태종은 이를 받아들여 조서를 작성했는데 위징이 그 조서를 하급 기관으로 내려 보내지 않았다. 화가 난 태종은 위징을 불러 엄하게 꾸짖었다. 그러자 위징은 “신은 폐하의 조서에 찬성할 수 없사옵니다. 군대가 강성함은 사람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군사를 어떻게 훈련하고 어떻게 지휘하는가에 달려 있사옵니다. 지금 18세가 안 된 남자들도 모두 징집하신다면 훗날 어떻게 병사를 충당하시겠습니까? 이러시면 백성들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태종은 말문이 막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다 한참이 지나서야 불편한 심기를 가라앉히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그리곤 18세 이하의 남자는 징집하지 않는다는 조서를 새로 내렸다.

당 태종은 자신을 준엄하게 비판했던 위징의 말에 귀를 열고 200여 차례가 넘도록 이를 수용해 잘못을 바로잡았다. 위징의 충직한 간언과 태종의 충언을 잘 받아들이는 자세 덕분에 당나라는 큰 번영을 누렸다.

중국의 역사학자들은 당 태종이 5000년 중국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제왕으로 평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잘못을 가차 없이 정면에서 비판했던 명재상 위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 회장과 축산경제 대표가 새롭게 선출됐다. 역대 리더들이 대다수 비리에 연루돼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에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명군(名君)은 직언하는 충신(忠臣)이 만들고, 충신은 그를 알아주는 군주가 만든다고 했다. 농협중앙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명군과 충신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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