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수출 주도로 한우산업 새 전기 마련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전남 서부권 한우광역브랜드 ‘녹색한우’가 지난해 말 홍콩 수출 길을 열면서 성공적인 한해를 보낸데 이어 행보가 신년 들어서도 심상치 않다. 정찬주 대표<사진>의 말을 빌리면 녹색한우의 본격적인 수출을 위해 구체적인 시스템을 확보하는 데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이달 28일 홍콩 현지 미쉐랑 레스토랑에서 정부 관계자와 바이어들 그리고 수입 관련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시식회 행사를 연다. 지난달 14일 첫 홍콩 수출 땐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한 52마리와 (주)축림에서 도축한 8마리를 육가공업체에서 가공·포장해 수출업체를 통해 수출했지만, 이젠 ‘등안채(등심·안심·채끝)’ 위주로 직접 가공하고, 녹색한우가 선정한 수출업체를 통해 유리한 가격 조건으로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녹색한우는 전남 서부권 7개축협(나주·목무신·화순·장성·강진완도·영암·해남진도축협)의 120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한우광역브랜드로 꾸준한 사업 성장과 흑자 결산을 통해 국내 굴지의 한우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또 국내 제일의 한우브랜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A에서 Z’ 즉 생산에서부터 소비자의 식탁까지 안전과 위생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최상의 신선한 한우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엄격한 품질과 안전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9월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과 안전관리통합인증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녹색한우의 품격 고급화를 위한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친환경 인증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통한 ‘한우고기의 고품격화’를 위해 친환경 인증 한우에 대해 일반 한우보다 0.5% 추가 정산하는 우대방안을 마련해 친환경 한우농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0.5%는 액수로 환산하면 마리당 약 3만5000원이다. 출하농가 중 친환경 한우농가가 70%가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연간 1억원이 훌쩍 넘는 추가 수익이 그들 농가에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근출혈 발생 시 피해금액의 70%를 지원하고, 피해액이 3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나마 농가의 부담이 일체 없도록 하는 방침들은, 녹색한우가 ‘소비자에게는 고품격, 생산농가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당초의 목표였다. 정찬주 대표의 말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해 온 경영에서 온 결과이다.

녹색한우는 지난해 4억9000만원의 흑자 결산을 했다. 이는 당초 목표를 140% 초과달성한 금액이다. 한우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 유통업체들은 원료육 가격 부담으로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이같은 결실을 맺은 것은 다양한 판로 확보를 통해 가능했다.

녹색한우가 고속 성장과 가속 페달을 밟게 된 것은 전문 판매점을 비롯 가맹점, 농협중앙회 안심축산사업부와의 연계를 통한 안심축산물 전문점 등 오프라인은 물론 자체 홈페이지, 롯데백화점 엘롯데, 농협 a마트, 한우자조금 할인몰, E마트몰, aT사이버거래소 등 온라인 판매까지 판매망을 구축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온라인의 경우 다른 브랜드업체들에 비해 특이한 점은 미국 동부권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H마트'와 연계한 선물세트 판매다. 국내의 친지들에게 적절한 가격으로 녹색한우를 선물하는 것인데,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이 H마트의 쇼핑몰에서 녹색한우를 선택하면, 녹색한우조공법인에서 친지의 주소로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녹색한우 홍콩수출로 이어졌다.

“가공, 선물세트 판매 활성화를 비롯 사이버 거래소를 통한 인터넷 쇼핑몰의 활성화도 그렇지만 지난해 친환경 한우 공급 시작과 부분육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성과를 거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정찬주 대표의 지난해 평가이다. 하지만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밝은 얼굴이 아니다. 참여농가에 대한 각종 지원 자금이 200억 정도이고 금리가 2.7% 정도인데, 올해는 1.6%로 인하하게 되면서 일단 지난해보다 2억원의 경영 손실을 안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육 마리수가 줄어들면서 출하 마리수 조달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지속적인 수출로 극복하겠다는 것이 정찬주 대표의 복안이다.

“녹색한우가 소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공하고, 수출업체를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한우고기 수출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 올해 주된 사업이다. 내부적으로는 브랜드 실적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품질을 강화해 브랜드 평가 1위를 달성하고, 직판·해외 수출 등 판매망을 더욱 확대하고 하루 10마리 이상 부분육 판매를 실현하는 것이 두 번째이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수익 대비 비용 지출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치열한 팀별 성과 평가를 통한 업무능력 향상 등 작지만 강력한 조직으로 재편성할 생각이다.

“녹색한우조공법인은 7개 축협의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축산물을 적절한 가격에 판매해 그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환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공동 출자돼 설립됐기에 역할은 유통에 있습니다. 때문에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기능 상실이라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이는 곧 조합원 농가에게 전가돼 출자조합의 애물단지로 변하게 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냐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겁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방법은 ‘나의 역할이 무엇이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라는 정찬주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그냥’ 회사가 아닌 협동조합이 공동출자한 회사라는 점을 항상 주지시킨다. 나의 능력 향상, 나의 성과 하나하나가 곧바로 참여하고 있는 축산농민의 소득 안정과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것이 녹색한우가 진화를 거듭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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