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작은 목소리가 협동조합의 가치를 깨웠다

 

지난 13일 광주광역시축협은 광주 상무리츠컨벤션 웨딩홀에서 2005년부터 시작한 ‘고객만족 CS운동 10년’ 기념 출판회를 개최했다. 박주선 국회의원을 비롯 노희용 동구청장, 농협중앙회 허식 상호금융·이상욱 농업경제·이기수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물론 관내·외 축협조합장과 전국의 농협조합장 등 70여명의 조합장들이 축하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10년 기념을 위한 홍보단 롤-플레잉 등 시연회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일부 조합장들은 조합 간부직원들과 또는 상임이사 등과 함께 참석했다.

누가 묻는다. “아니 무슨 기념 출판회를 호들갑스럽게 하느냐”고. 2005년 처음 광주시축협이 CS를 도입한 때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켜본 입장에서 대답은 딱 한마디이다. “광주시축협을 한 번 가보라”고.

 

안명수 광주시축협조합장의 인사말에 이어 박주선 국회의원과 이기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이상욱 농업경제대표 이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가슴을 쿵쿵 울리는 음악에 이어 나오는 약 10분 짜리 광주시축협의 CS운동 경과 동영상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하나의 잘 짜여진 뮤지컬을 보 듯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는 것을 느낀다. 활력 있는 직원들의 목소리와 절도 있는 행동, 남녀 직원 구분없이 미소띈 얼굴 그 어디에도 가식이라는 외피를 느끼지 못한다.

그것을 지켜본 협동조합의 직원은 협동조합맨으로서 다시금 자신을 뒤돌아 보는 좋은 한 편의 뮤지컬이라고 말한다. 마치 공산당의 선전선동이라고 애써 폄하하는 사람조차 광주시축협 직원들의 외침에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인정한다.

‘친절하지 않으면 사표를 쓰겠다’는 그들의 처음 각오는 물론 100% 자발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안명수 조합장의 말처럼 CS운동 도입은 아주 작은 계기에서 시작됐다. 다음은 안 조합장의 말이다.

“2005년은 농축협이 통합은 이루었으나 아직 한가족이라는 동지의식은 부족한 상황이었고, 광주시축협도 구축협 통합의 소용돌이 속에서 합병권고조합의 위기를 간신히 면한 상황이었습니다. 고객만족 CS운동 컨설팅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가 그 해 64점에서 75점 사이를 맴돌며 불평불만과 푸념의 부끄러운 서비스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운 자의식을 털어내고 조합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안 조합장도 그렇게 시작된 조합의 CS운동이 조합 발전은 물론 전국협동조합의 고객만족 CS운동의 틀을 완전히 바꾸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빛고을 광주에서 울려 퍼진 CS운동은 이듬해 전국 최초로 고객만족대상에 안명수 조합장이 선정되는 결과를 낳으면서 전국의 조합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오거나, 홍보단 초청이 줄을 이었다.

180명 전직원이 마케팅 수익창출 역할을 하면서 상호금융 사업물량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2005년초 2561억원에서 10년이 지난 2015년 현재 1조298억원이라는 402%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 뿐만 아니라 경제·마트 사업도 동반 급성장했다.

광주시축협 CS운동이 자리매김한 데에는 ‘나를 감동시키고, 조합원을 감동시키고,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 협동조합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소신 하나로 무식(?)하게 불도저식으로 밀어부친 안명수 조합장이 시발점이었지만, 새벽에 출근해 친절과 웃음을 일상화해야 했던 직원들의 고통 감내가 물을 주고 꽃을 피운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친절을 가장하는 것 같아서 처음엔 낯설고 힘들어 심지어는 이렇게까지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큰 소리로 또박또박 말하고, 어색한 춤을 추고, 노래하면서 안에 억눌렸던 뭔가가 터지면서 시원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여기에 시연을 하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빗자루를 들고, 밀걸레를 잡고 청소하면서 직장 내 분위기가 밝아지자, 조합원과 고객을 대하는 마음까지 진솔해지더라고요. 사람은 역시 마음과 마음이 전해질 때 신뢰가 쌓이고 편해지는 모양입니다. CS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일상의 모든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한 직원의 말이다. 안명수 조합장은 CS운동 이후 달라진 조합의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직원들이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성과 감성적인 자세를 갖게 됐으며, 고객 응대 시 적극적인 끼가 발산돼 사업 추진의 활력이 생겼고, 불가능을 헤쳐 나가려는 강한 정신적 마인드가 키워지면서 각자의 일상 생활도 진취적이고, 위풍당당해졌습니다.”

광주시축협의 CS운동 10년을 지켜보면 ‘활력은 전파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래서 협동조합맨으로서 우울하거나 바이오리듬이 침체됐다고 느끼면 한번 광주시축협을 찾아가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왠지 모르지만 왕성한 활력을 내뿜고 있는 사람 곁에 있으면 함께 힘이 솟구치기 때문이다.

광주시축협의 CS운동이 이전의 것과 다른 점은 즐겁게 노래하고 즐기면서 친절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목표가 설정돼 있고, 그것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들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억지로 짜 맞춰야 할 부담스런 목표가 아니라 목표를 동료와 상사와 또는 후배와 함께 달성해 나간다는 ‘공동의 과제’로 강한 연대감을 갖게 하는 고도의 롤-플레잉이라는 사실이다.

광주시축협은 2008년부터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통합마케팅 역량강화 집중프로그램(TMSP)'을 도입, 확산시키면서 직원들의 마케팅 능력을 배가시켰다.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불만도 많았을테지만 그래도 끝까지 따라준 직원들의 고마움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그 불만들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면서 점차 풀려 자신감으로 표출되는 것을 보면 무식하게 시작했지만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신입사원들을 중심으로 맵시댄스팀이 만들어지고 자발적으로 즐겁게 시연회를 하는 모습을 보니 난 이제 빠져도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자리매김하기가 어렵지 한 번 자리를 잡은 다음엔 쉽게 뒷걸음쳐지지 않는다는 안명수 조합장은 10년 동안 이곳저곳에서 받은 상만 해도 부지기수이지만 그것은 과정이었기에 별다른 감흥은 없다고 한다. 그와 함께 질시와 왜곡 등으로 한동안 고생했던 가슴앓이도 다 내려 놓았다고 한다. 단지 광주시축협이 불을 지핀 고객감동 CS운동이 전국에서 활활 타올라 협동조합이 불에 탔으면 좋겠다고 웃는다. 갈수록 발전하는 광주시축협의 고객만족 CS운동을 보며 안명수 조합장과 직원들이 흘리는 땀에 찬사를 보낸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