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시장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

 

분유 재고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국민의 유제품 총소비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리서치센터가 지난달 발간한 ‘NH 축경 포커스-광복 70주년, 한국인의 밥상 변화와 축산업 과제’에 따르면 광복 이후 한국인 밥상은 경제발전 및 국민소득 증대와 함께 밥, 감자, 고구마 중심에서 축산물 주식의 서구화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1인당 소비량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품목은 우유이다. 1970년 1.6㎏에서 2014년 72.4㎏으로 45배 증가했다. 지난해 우유소비량은 72.4kg으로 쌀 소비량 65.1kg보다 7.3kg이나 많았다.

주식인 쌀보다 더 많은 양의 유제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량은 늘어나는데 분유 재고는 왜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일까? 원인은 늘어난 유제품 소비시장을 대부분 외국산이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유제품 시장은 20% 이상 커졌지만, 국내산 원유의 사용량은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치즈의 수입량은 크게 늘었다. 2014년도 치즈 수입량은 총 9만7000 톤 규모로 10년 전 4만1000톤보다 무려 230% 증가했다. 원유로 환산하면 약 50만톤 규모이다. 이는 국내 원유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의 엄청난 수준이다. 올 상반기에는 벌써 5만6000 톤을 수입해 전년도 수입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이 국내산 치즈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시장에서 국내산 치즈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선택의 폭이 외국산 치즈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오랜 역사와 전통, 비결을 가지고 치즈를 생산해온 낙농 선진국에 비해 기술은 뒤쳐질 수밖에 없지만 과정이 어렵고, 제품이 비싸고, 팔리지 않는 다는 이유로 제품개발과 생산을 소홀히 하고, 알리고 판매하는 일을 게을리 한다면 언제까지나 외국산에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다. 다소 차이는 있더라도 한우나 한돈도 수입제품이 국내산 제품보다 물론 가격경쟁력에서 뒤지지만, 품질의 차별화와 국산 제품에 대한 차별성으로 국내시장을 굳건하게 형성하고 있는 부문은 낙농업계에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앞으로의 국내산 낙농산업을 생각한다면 치즈 시장에서 국내산 제품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치즈 소비량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치즈 소비량은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향후 잠정적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한 결 같은 진단이다.

때문에 우유는 쌀에 버금가는 주식(主食)으로서의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낙농산업을 지켜 나가기 위해 정부와 생산자, 수요자 모두가 ‘신의 한 수- 국내산 치즈 시장 창출’을 위한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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