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지 부위 소비 약세에 외산 물량 많아 덤핑 사태

 

지난달 하순부터 오름세가 지속됐던 돼지가격이 지난 20일 박피기준 kg당 6500원(등외제외) 을 돌파했다.

국내 양돈 및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예상치 못했던 고돈가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솔직히 어떤 원인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당초 이달 돼지고기 가격 전망과 관련해 탕박기준 도매시장 평균가격은 kg당 5000∼5200원선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육돈 출하의향 조사결과 5월 출하마릿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 정도 감소한 122만7000마리로 전망되면서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2~6.1% 상승하는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을 모두 뒤엎고 돼지가격은 5월 중순경부터 kg당 6000원선에 근접하기 시작해 14일부터 20일 현재까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kg당 박피기준 5300원을 기록했던 전년 5월 평균가격 대비 1000원 넘게 오른 수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11년 FMD 파동당시를 제외할 경우 현재 돈가는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지나치게 매입가격이 뛰면서 현재 유통업체 대부분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돼지가격 상승 배경과 관련해 업계에선 5월 돼지고기 소비 최대 성수기에 징검다리 연휴가 겹치면서 삼겹과 목심을 중심으로 한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겹과 목심 수요가 꾸준하면서 육가공업계의 작업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도매시장으로의 출하가 감소하며 가격은 더욱 치솟는 구조가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것.

특히 최근의 돼지고기 소비패턴은 목살과 삼겹은 물론 전·후지 등 돼지고기 전체 부위가 고르게 나갔던 지난해와 달리 전·후지 소비가 크게 감소하면서 육가공업계 손익 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지난해 전·후지 소비 증가에 따른 국내산 가격 폭등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던 CJ 제일제당을 비롯한 롯데푸드, 동원F&B등 국내 대형 햄육가공업체들이 앞다퉈 수입 물량을 크게 늘린 반면 소비감소 영향으로 국내산 전·후지 가격이 하락하며 수입육 재고 증가와 덤핑 등으로 시장의 혼란속에 경영 압박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현재 돈가에서 전·후지 부위의 경우 최소 kg당 3500~4500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돼야 하지만 2700~3200원선을 겨우 넘기는 상황이어서 육가공 업계 적자폭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소규모 수입육 전문 취급 업체들이 경영난 가중으로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수입육과 국내산을 함께 취급하는 육가공업체는 물론 국내산을 취급하는 업체의 연쇄 부도 위기설이 확산되는 등 육가공업계의 불안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산 돼지를 전문으로 유통하는 중견 육가공업체 대표이사는 “돼지 한 마리에 50만원을 넘는 상황에서 향후 돼지가격을 예측해 경영 계획을 세울 수조차 어렵다는 게 가장 힘겹다”면서 “수요와 공급이 반영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돼지가격 안정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국내 유통업계에서 영속성을 갖고 한돈을 취급하며 영업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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