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육우 부문 독보적 존재…자리 지키기 ‘구슬땀’

 

한우 농가를 중심으로 한 축산농가의 급격한 감소와 규모화는 최근 사료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면서 시장점유율을 둘러싼 사료회사의 불꽃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비육우부문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각사마다의 경쟁력과 기술력, 마켓팅과 가격 차별화 등으로 시장 확보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사료 판매 경쟁에서 수 십 여 년간 비육우부문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농협사료의 경쟁력을 집중 분석해 본다.

 

국내 1위 자리 고수

’14년 말 기준 국내 비육시장 판매량은 총 495만 톤으로 이 가운데 농협사료의 비육 사료 판매량은 205만3000톤이다. 이를 시장점유율로 환산할 경우 약 41.5% 수준으로 회원조합 25.5%(126만3000톤)를 합할 경우 농협 계통사료의 비육우 시장 점유율은 무려 67.0%에 달한다.

‘비육사료=농협사료’라는 틀이 공식화된 데는 대부분 한우 조합원을 차지하는 회원축협을 통한 계통 판매 거래가 뒷받침 됐지만 양축농가들의 실익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사료 생산이 아니었다면 압도적인 시장 석권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부응하는 꾸준한 신제품 개발과 선제적인 가격 인하조치는 국내 사료 시장이 지향해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선도함으로써 한우농가들의 전폭적 신뢰를 얻어왔다. 최근 5년간 농협사료는 ’09년 대표사료인 안심한우 시리즈 출시를 시작으로 면역강화 사료와 암소비육 전용사료, 국내 최초의 환경친화형 전용사료까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신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주도해 왔다.

또 지난 ’03년 국내 최초의 지리산 순한한우를 시작으로 횡성한우와 제주도의 보들결 한우 등 전국 50여개 한우브랜드 전용사료를 공급해내며 국내 비육우 사료 시장을 제패했다.

 

농협사료 시장 석권의 비결은

‘변함없는 품질’ 유지를 위한 농협사료의 경영 철학이 한우 농가의 신뢰를 얻는 기본 바탕을 마련했다면 계통 기관을 활용한 실제 사양 시험과 피드백 시스템은 보다 높은 수준의 연구 사업을 가능하게 했다. 실제로 농협사료 사료기술연구소는 신제품 배합비 설계방향과 실제결과를 안성목장과 한우개량사업소에서 실증사양시험을 통해 확인하고 보완하면서 현장과 더욱 밀착된 최적의 배합비와 제품 생산을 완성하고 있다.

품질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은 농협사료가 비육우 사료시장의 아성을 지켜 나갈 수 있는 또다른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농가들이 가장 관심 있는 품질부문은 제조품질부문으로 그동안 옥수수 후레이크 분변 상태와 관련해 적지 않은 불만이 있었던 것이 사실.

농협사료는 2년전 증기박편 방식의 ‘스팀 챔버’를 압력밥솥 원리를 응용한 ‘가압식 스팀 챔버’로 전면 교체하면서 옥수수 후레이크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외형적 비교에서의 소화율은 물론 영양소 소화율 측면에서도 가압 박편 옥수수가 확연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주요 영양소의 소화율이 현저히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한우 및 젖소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휘발성 지방산 생성량도 증기 박편 옥수수에 비해 가압 박편 옥수수가 많아 옥수수의 이용가치를 크게 향상시키는 것이 입증됐다. 분쇄후의 영양소 가치와 소화율도 일반 옥수수에 비해 확연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현장에서도 기호성 개선에 따른 섭취량 증대 등의 만족스런 의견이 크게 늘고 있다.

 

품질개선 위한 꾸준한 혁신·노력

농협사료의 ‘옴브즈팜’ 시스템은 품질관리의 피드백 시스템을 완성하고 있다.

한우농가를 중심으로 한 옴브즈팜은 배합비 설계와 사양프로그램 개정을 위한 실증자료를 도출하기 위한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특정 선도 농가가 아닌 일반 농가를 중심으로 그룹을 조성해 이들 농장 성적을 토대로 품질과 설계 부문을 보완하고 있다.

각 사료회사들이 적극적인 마켓팅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우수농장의 날이나 출하 성적은 상위 농가들을 중심으로 한 것이어서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는 반면, 농협사료는 ‘파일럿 프로그램’ 형식을 운용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농장성적을 제품 설계에 접목하고 있다.

한우부문의 자문위원회 역시 적극적인 품질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다. 한우분야 시장동향을 분석해 연구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대학교수와 축산관련 공무원, 선도 농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소규모 한우농가의 폐업 가속화와 경제 불황 지속에 따른 한우고기 시장 위축 우려 등 그동안 농협사료의 충성고객인 비육우 사료 시장 여건이 흔들리면서 농협사료 역시 위기감을 갖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수립, 추진 중이다.

고급육 출현율과 역의 상관관계에 있는 C등급 출현 방지와 출하기간을 단축하는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신제품 개발과 함께 더블 펠렛기 도입에 의한 가루발생 방지, 지사별 한우대학 운영에 따른 교육 및 컨설팅 지원, 방역지원 등이 그것으로 보다 높은 품질의 사료 공급과 컨설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정상태 농협사료 마켓팅지원본부장은 “농협사료가 지금까지 비육우부문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었던 데는 조합원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농협사료는 가격 견제와 고품질 사료 생산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에 한 치의 빈틈없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한우를 키우는 농가라면 적어도 한번은 그를 만나보았을 게다.

이선복 농협사료 사료기술연구소 한우연구팀장(박사)은 반세기가 넘는 농협사료 역사에서 절반 이상의 시간 동안 비육우 사료 개발을 책임져온 대표주자이자 산 증인으로 꼽힌다.

지난 ’93년 농협사료와 인연을 맺은 뒤 지난 23여 년 동안 농협사료가 비육우부문에서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한우산업과 농가를 위한 그의 한결같은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게 주위 관계자들의 말이다.

주말과 연휴를 반납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로 전국 방방곡곡의 한우 농가를 찾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는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가 주최하는 지도교육은 물론 전국 지역 축협이 주관하는 한우 농가 기술교육 그리고 인터넷 화상교육 등 교육지원 업무까지 쉼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4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연구 담당자라는 것은 너무나 감사하고 보람된 일”이라는 이 박사는 “‘양축농가들의 소득 향상’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해온 농협사료를 묵묵히 믿고 따라와 주신 농가 여러분들에게 최고의 자리를 돌려드리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고 말했다.

농협사료의 간판 사료부터 50여개의 유명 한우 브랜드 전용사료 개발까지 비육사료의 마이다스 손으로 통하는 그이지만 사료업계의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저가사료를 앞세운 경쟁사들의 공세가 가열되며 마음고생을 겪기도 했다. 고급육 출현율이 수직 상승한다는 반짝 인기 사료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며 농협사료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 박사는 “모든 한우농가들이 생산비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가격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서는 양질의 사료 원료 배합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하기에 당장의 낮은 가격보다는 좋은 원료와 그에 맞는 합당한 가격 그리고 2년 후의 성적을 모두 고려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격적 측면에 초점이 맞춰진 저가형 사료는 사료 배합 구성이 달라 충분한 영양공급이 어렵고 때문에 출하 성적을 보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사료산업은 장치산업이어서 기존과 다른 획기적 제품 역시 나오기 힘든 구조”라면서 “‘어떤 사료를 급여하니 확 달라지더라’라는 카더라 통신에 연연하기 보다 개량과 사양관리에 부단히 노력하면서 보편적 농가들의 사양성적을 바탕으로 얼마나 기본에 충실한가를 구분해 선택하는 것이 경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달 28일 농협사료가 또다시 3.2%의 가격인하를 단행하며 농협사료의 시장 견제 기능과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 박사는 “‘길게 보니 역시 농협사료’라는 원칙을 갖고 기본을 지켜온 부분에 변함없는 신뢰와 응원을 보내주신 농가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농협사료가 건재할 수 있었다”면서 “한우농가와 농협사료는 같은 배에서 함께 노를 저어가는 동반자이자 조력자로서 값싸고 양질의 사료를 공급해 농가들의 실질적 소득을 올리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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