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RS 발생 현황 및 대책

 

PRRS(돼지호흡기생식기증후군)는 양돈농가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는 질병이다. PRRS 바이러스는 모돈에서 유산, 사산, 조산 등의 번식장애를 유발하며, 자돈이나 육성돈이 감염됐을 경우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 호흡기 증상으로 일으키게 된다. 특히 자돈에서는 폐사율 증가로 이어져 생산성 저하의 원인이 된다.

 

# 국내 PRRS 발생·피해 현황

 

충남 소재 모돈 350여 마리 규모 A양돈장은 지난해 11월 PRRS가 발병해 곤욕을 치렀다.

PRRS로 인해 분만 말기의 임신돈 7마리에서 유산이 발생했고, 한 달 만에 자돈사로 전파돼 수십여 자돈들의 폐사, 육성비육돈의 발육저하 등 금전적으로 1000만원 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돈전문수의사의 원인 분석 결과 농장을 10회 가량 오간 분뇨 처리 차량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경기도 소재 B양돈장도 이 같은 PRRS의 피해를 입었다. 모돈 200여 마리 규모의 B농장은 자돈의 폐사율이 50%까지 치솟아 해당 농장 대표는 양돈업 포기를 생각하기도 했다. 이 농장의 PRRS 바이러스 유입 원인은 인근에 위치한 양돈장을 드나든 사료차량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이북의 모돈 400여 마리 규모의 C농장 또한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에 모돈의 유산과 조산 발생은 물론 자돈의 이유 후 폐사율이 20~30%에 달했고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PRRS가 지목됐다.

대한한돈협회에서 실시한 2014 전국 한돈농가 경영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양돈농가에서 2013~2014년까지 2년간 피해를 많이 본 질병으로 PRRS가 2012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동기간 동안 PRRS는 28.25%로 가장 높았고, PED가 17.84%, 복합적 피해가 13.01%, 써코 및 소모성질병 8.55%, 지체 및 번식질병 5.02% 순으로 조사됐다.

현장의 PRRS 진단 의뢰 건수에서도 PRRS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수양돈진단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양돈장의 가검물에 대한 혈청검사 의뢰 3만6967회 중 PRRS가 1만4562건으로 가장 많았다.

PRRS 백신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동물용백신 업체들에 따르면 PRRS백신의 국내 판매량은 2013년 60억원에서 2014년 8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판매량도 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한 관계자는 “PRRS 백신 판매량 증가의 원인은 백신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시장 분위기를 고조 시킨 측면도 있지만, 자돈백신 접종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 된다”고 전했다.

한편 실제 현장 수의사들이 말하는 PRRS 발생 현황은 더욱 심각하다. 고상억 양돈수의사(바이엘)는 PRRS 컨트롤 사례집을 통해 “우리나라 양돈장 중 약 5% 미만 정도만 PRRS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은 음성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승윤 양돈수의사(한별팜텍)는 최근 한 PRRS백신 관련 세미나에서 “병원체에 노출 후 사라지는 기간이 FMD는 1~2개월인 반면 PRRS는 7개월로 더욱 길고, 노출 후 면역지속 기간은 FMD가 6개월, PRRS가 3개월로 짧다”면서 “이처럼 돼지에서 PRRS는 FMD보다 컨트롤이 더 어려운 질병”이라고 말했다.

 

# 안정화·양성 농장의 경제적 손실 분석

 

PRRS 안정화농장과 양성농장의 경제적 비용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발행한 PRRS 컨트롤 사례집의 ‘PRRS 바이러스에 의한 농장의 생산성 감소와 경제적 손실 분석(고상억 수의사)’ 자료(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4/5 수준, 수익은 절반가량 낮았다.

모돈 100두 규모의 양돈장을 기준으로 PRRS 바이러스 안정화농장과 양성농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양성농장은 연간 출하 마리수가 394마리 적었고 이로 인한 매출액도 안정화농장이 7억3000만원, 양성농장이 6억으로 양성농장이 연간 1억3000만원 더 낮았다. 이를 출하 기준으로 살펴보면 출하돼지 한 마리당 약 7만5000원 정도의 매출 차이가 발생한다.

농장 수익의 차이는 더욱 크다. 안정화농장의 수익이 연간 8500만원이라면 양성농장은 4800만원으로 연간 수익이 양성농장이 43% 가량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양돈질병 전문가들은 PRRS는 돼지 단일질병 중에서 양돈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이 가장 큰 질병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국내·외 PRRS 관련 자료에 따르면 PRRS의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은 매년 미국의 경우 5억6000만 달러, 캐나다는 약 1억 캐나다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PRRS로 인해 매년 1000억 원의 직접적인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RRS는 특히 돼지써코바이러스병(PCVD)이나 돼지호흡기복합병(PRDC)과 같은 돼지소모성질환의 발생과 피해 악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러한 직간접적인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PRRS가 양돈 산업에 끼치는 손실은 실로 막대하다.

 

# 현장 양돈수의사들이 전하는 PRRS 해법

 

양돈전문 수의사들은 PRRS의 안정화 방안으로 ‘돈군폐쇄(외부돼지 유입금지, 자체 후보돈 선발금지)’와 철저한 ‘백신 접종’을 강조한다.

김한글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 수의사는 “일괄사육 및 밀집사육을 하는 농장이라도 농장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 돈군폐쇄를 실시해 관리를 시작하면 PRRS는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하다”면서 “돈군폐쇄에 의한 PRRS 박멸법의 성공은 철저한 차단방역과 격리사의 운영, 꾸준한 모니터링, 음성후보돈 도입을 통한 자연도태를 얼마나 잘 실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2013년 한국을 찾은 미국의 저명한 양돈수의사 팀 룰라 박사(전 미국양돈수의사회장)도 “미국에서는 PRRS의 피해가 심각해 PRRS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돈군폐쇄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200일 가량 돈군폐쇄 실시를 권장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210~240일 가량의 돈군폐쇄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년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제작·배포한 국내 양돈농장 PRRS 청정화 매뉴얼에도 돈군폐쇄는 일관사육 양돈장과 종돈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한국형 방제기법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양돈수의사들은 특히 돈군폐쇄와 함께 백신의 일괄접종이 필히 병행돼야한다고 조언한다. 이승윤 수의사는 최근 세미나에서 “실험결과 PRRS 백신만 접종했을 시 수정율은 89.8%, 유산율 4.4%, 포유개시 9.4마리, 복당이유 8.7마리, 자돈사폐사율 2.8%, 육성비육사폐사율이 16.7%로 나타났지만 백신과 돈군폐쇄를 병행하면 수정율은 95.3%, 유산율 1.9%, 포유개시 10.5마리, 복당이유 10.1마리, 자돈사폐사율 2.4%, 육성비육사폐사율 2.5%로 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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