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길을 묻다

 

한국양돈수의사회는 지난 9일 대전 유성 호텔인터시티에서 ‘FMD 왜 여기까지 왔는가?-국내·외 전문가에게 길을 묻다’ 주제 수의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부 및 민간 수의·축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제발표와 토론회를 통해 FMD와 관련 국내 가축방역 시스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향후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제1주제> FMD왜 여기까지 왔는가?

 

예 재 길 한국양돈수의사회 전염병특별위원장

 

양돈 시스템은 생산성 위주

바이러스에 노출 위험 커

권역별 분담제로 상시 예찰

 

FMD 발생으로 우리나라 양돈업이 큰 위기에 처해 있다. 2014년 12월3일부터 충북 진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까지도 발생하고 있는 FMD는 혈청형이 O타입으로 병원성과 전파력이 강해 우리나라 모든 양돈장을 위협하고 있다.

FMD는 2000년, 2002년, 2010년~2011년 발생 이후 2014년 7~8월 경북 의성, 고령 및 경남 합천에 이어 최근에는 2014년 12월 3일부터 2015년 3월30일까지 전국 6개 시·도의 33개 시·군에서 총170건(돼지 166건, 소 4건)이 발생했다.

2011년 4월 FMD 추가발생 중단 이후 NSP 조사결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미흡했다. 현대 양돈은 주로 2~3 sites의 생산성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이로 인해 돼지의 이동시 FMD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FMD 백신접종 확인서를 근거로 백신 미접종에 대한 과태료 부과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권역별 분담제를 도입해 상시 질병예찰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같은 개선대책 추진에 양돈수의사의 활용을 활성화해야하고 방역당국과 생산자 단체 및 생산자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제2주제> FMD 발생 및 방역추진현황

 

이 명 헌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진단과장

 

월 별 발생 건수 증가 추세

추가 발생 가능성도 상재해

방역 소홀한 농가 지속발생

 

FMD는 2014년 12월 26건에서 2015년 1월 45건, 2월 48건, 3월 51건 등 월별 발생건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충남 홍성·천안, 경기 안성·이천 등 다수발생지역이 광범위하게 오염돼 인근 전파 등으로 산발적 발생이 지속되고 있고, 인천 강화, 경북 경주, 경기 수원·화성·평택 등 신규 지역에서 단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추가 발생 가능성이 있다.

지속 발생의 원인은 백신접종에 따른 감염개체 위주의 부분 살처분으로 무증상 잠복 개체의 지속적인 바이러스 배출 등 농장 내외부에 오염요인이 잔존해 발생농장 및 인근지역으로 순환 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백신접종 미흡, 소독·차단방역이 소홀한 농가에서 지속발생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농장 간 전파요인은 외부차량에 의한 전파가 전체의 94.7%로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FMD 백신은 2013년 현재 O형 백신 종독주 개발을 완료했고 O, A, Asia1형 3가 백신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 안에 FMD 백신 연구센터가 건립될 예정이며, 향후 부형제 개발, 자체 항원뱅크 시스템 구축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제3주제> FMD 상황 대응 및 개선방안

 

정 선 현 대한한돈협회 전무

 

백신 미접종 탓 ‘이제 그만’

완벽한 방어 수단은 아니다

한국형 백신 개발이 합리적

 

방역당국은 백신만 접종 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FMD 발생 원인을 농가의 백신 미접종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이는 백신에 맹신을 유도하는 것. 백신은 보조수단일뿐, 질병에 대한 완벽한 방어 수단 아니다.

백신접종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PI값으로 판단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돼지의 경우 특이성 때문에 항체가 형성이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PI 값으로 백신접종 여부를 판단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정부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

FMD바이러스의 특성을 감안한 백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국내 발생주로 백신을 제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범용력이 크다는 비양심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방역당국이 O마니사 균주를 고집했던 것은 안이한 태도였다는 지적이 있다. 동남아시아·중국 FMD 포럼(SEAC FMD)에서도 FMD문제는 백신과 필드 바이러스의 매칭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백신 매칭 불일치에도 고역가 백신이라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제4주제> 발생농장의 사례로 본 정책 제안

 

김 산 민간역학조사위원

 

현장에 맞는 SOP 수립 필요

민간·전문가들과 함께 노력을

거점 소독소 운영 보완 시급

 

현재의 SOP는 역동적으로 변하는 현장의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현장 상황에 유기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

비백신 발생, 백신접종 소규모 발생, 백신접종 대규모 발생 등 각 상황별 구분된 백신정책과 대응전략이 수립돼 펼쳐져야 한다.

특히 방역당국에서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축산업의 다양한 방향성과 사업 영역고려를 위한 민·관 소통 강화책 마련 및 행동지침이 수립돼야 한다. 민간 전문가 집단이나, 전문 수의사 집단들과 함께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점 소독소 운영에 대한 보완책으로는 소독수(액)의 온도를 최소한 20℃ 이상으로 올릴 수 있는 설비가 설치돼야하며, 소독 효과 반감이 없는 동일한 계열(현재는 지자체별로 상이)의 소독약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거점 소독소의 위생 강화, 차량 용도별 소독 정책, 거점 소독소 설치와 운영에 대한 효율적 SOP 보완 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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