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소비자 자유센터(Center for Comsumer Freedom, CCF)’는 산업계에서 지원받는 두뇌집단으로, 비만을 부추기는 식품 등을 추방해야 한다는 소비자단체들과 학자들의 주장에 맞서 반대논리를 개발하는 곳이다. CCF는 비만으로 재정적 이득을 보는 존재들, 특히 비만 억제제를 팔아 볼 심산인 제약회사들이 자금을 지원하므로, 미국 공익과학센터나 소비자단체들은 이들을 일컬어 ‘비만 전염병을 마케팅 기회로 삼은 자들’이라고 비난한다.

 

대기업의 대변자들

 

이들을 지원하는 업체들은 이들 뿐만 아니다. 코카콜라, 웬디스, 타이슨,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비만이 식품 자체에서 연유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요인들, 예를 들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게으른 습관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6조 원이 넘는 다이어트 산업에 이윤을 낳는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원인을 희석시키거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일이다.

1970년대 말에 비만의 요인으로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이 강한 의심을 받자 이와 연관된 식품업체들이 너도나도 로비에 나섰고, 그 전면에 이 같은 연구센터와 유령의 학자들의 사이비 논문이 대거 등장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입법자들이 ‘정크 푸드(Junk Food)’ 금지부터 지방세(또는 비만세 taxes on fat)까지 거둬들여야 한다는 다수의 입법안을 제출하자 결사적이고도 교묘한 로비를 통해 이를 막아내기도 했다.

무역이득공유제에 대해 말한다고 제목을 뽑아놓고 왜 느닷없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현재 국회 법사위에 3년 째 표류되어 있는 무역이득공유제가 시장경제를 해치는 ‘분별없는’ 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느닷없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특정 산업분에에서 생기는 이윤을 다른 산업분야와 공유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자유 시장 경제의 기본 이념을 해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한 번 묻고 싶다. 자유 시장 경제란 뭔지 말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정부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고 사람들이 자기 비즈니스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놔둘 때 가장 성공한다는 것’이다. 이 기본이념에서 보면 세계 각국과의 FTA 협정 체결은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이 관세없이 상품을 자유롭게 사고 팔면서 경쟁하자고 서로 동의한 것인가? 온전히 국가가 주도해 온 협정이 어떻게 자유 시장 경제라고 할 수 있는 가 말이다. 피해를 보는 산업에선 ‘마른하늘의 날벼락’인 FTA는 산업 간의 이해득실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협정이다. 여기에 자유 시장 경제의 기본 이념을 따지는 것은 너무 옹색한 주장이다.

 

반대논리 수상하다

 

그리고 그동안 잠잠했던 이들이 무역이득공유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시점과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의 타당성과 시행방안에 관한 용역을 한국농업경제학회에 의뢰한 시점이 맞물려 있는 것도 뭔가 수상(?)하다.

또 한·중FTA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부와 국회에서 다양한 보완책이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이윤 공유가 생경한 개념’이고 ‘산업은 공동체 정신과 다르다’면서 유독 무역이득공유제만은 안된다고 하는 것도 그렇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은 결과로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열심히 노력한 기업의 이윤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면 땀 흘려 노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무슨 지나가는 개가 웃을 소리인가. 협정 결과로 외국산 농축산물 관세가 점차적으로 철폐되고 생산규모가 작아지면서 당장 외국산 축산물과의 경쟁으로 인해 앉은 자리에서 수천 억에서 수 조원의 손실을 입게 된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농축산인들은 노력하지 않아서 당하는 손실이란 말인가. 당장의 현실이 그럴진 데 자유 시장 경제논리의 기본 이념 타령이 온전한 일인가?

지난 15일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한·미FTA 발효 3주년을 맞아 낸 통계에서 미국이 지난해 한국에 대한 농축산물 수출이 전년보다 무려 31.2% 증가한 68억 달러(한화 약 7조7887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이외 지역에 대한 농축산물 수출보다 7배나 빠른 성장세라고 한다.

 

농민들이 게으르다니

 

한·중FTA 체결로 우리나라 경제 영토는 73.2%로 늘어났지만 한국의 농업의 영역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한국 농민들의 게으름에서 비롯됐다면 정말 억울하고 분해서 울고 싶은 농민들의 뺨을 때리는 격이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자유 시장 경제의 기본논리나 따지는 부류들의 그 빈약한 논리로는 FTA를 체결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면서 재도약의 꿈을 키우는 한국 정부의 본 뜻도 뒷받침할 수 없다. 혜택을 받는 기업들이 FTA로 돌아오는 이익을 조금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극도의 이기심을, 빈약하고 설득력 없고 해괴한 논리로 희석하려는 의도를 대변하는 것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지난 한 해만 2만여 한우 영세농가가 폐업했고, 농촌에서 소 울음소리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지 고민하고 모든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이 어려움이 내 실수도 아니고, 내가 노력을 하지 않아서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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