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 확대 등 인프라구축 산업 규모 성장 했다지만 법적·제도적 연계엔 한계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농촌의 신성장동력으로서 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이 4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엔 동력이 미약할 뿐만 아니라 말산업을 둘러싼 환경 악화로 오히려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일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된 ‘말산업 육성과 발전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농축산부가 말산업특구 확대, 전문인력 양성 등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국민들의 인식 제고 및 확산을 위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법적·제도적 연계 등의 한계로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경상 한국축산경제연구원장은 “승마시설과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확대·신설되고 겉으로는 인프라 구축과 산업 규모가 성장했지만 축산인들의 관심과 새로운 소득원으로써 매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축산업의 새로운 동력이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수요 유발과 접근성 한계로 체감 인프라 구축은 부족하고, 타산업과의 융복합 여건도 미흡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원장은 일례로 승마장에 대한 법이 농축산부는 ‘말산업 육성법’, 문체부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로 각각 나뉘어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말 선진국에서는 말에 중점을 둬 농업부에서 주관하고 있는 점을 들어 승마산업을 농축산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선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는 말산업의 원동력이 경마산업인데 경쟁산업의 성장과 고세율, 사감위의 무차별적 경마 규제 정책, 불법 사설경마에 따른 매출 감소세 등으로 경마산업이 위축되면서 말산업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5개년 계획을 통해 승마인구와 시설은 증가했지만 다양한 정책 미흡과 예산 분산 등으로 당초 기대한 효과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면서 “어린이와 학생을 중심으로 승마산업이 활성화되도록 말산업밸류체인이 형성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승헌 건국대학교 교수는 현재 경마산업은 ▲마사회와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경마 상품성은 세계 최저 수준 ▲산업 관계자의 자긍심 결여 ▲불법 사설경마 성행 ▲용산 장외발매소 개장 진통으로, 승마산업은 ▲승마장 경영의 어려움 ▲승용마 유통 구조와 가격 적정성 ▲보험 및 폐마 처리 등으로 말산업이 총체적 위기 국면에 처해 있다고 규정했다.

정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말산업계가 전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열어 내부적 집단 이기주의와 비전문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산업 각 분야 간 유기적 소통과 연합을 통해 융복합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칭)말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포럼 발족을 제의했다.

한편 이천일 농축산부 축산정책국장은 올 말산업 육성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 체계를 정착시키고, 말산업 특구 1곳을 추가로 지정하는 등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문 승용마 생산농장을 30개소 육성하고, 학생 승마체험 사업도 확대하는 등 생산기반 구축과 경영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승마체험·승마대회 확대를 통해 승마수요를 확충하고 연관산업 균형 발전, 말통계·등록기반 구축, 교육·홍보 강화 등 지속 성장기반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