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조합장 선거

3월 11일, 최초로 전국의 1300여 조합이 조합장을 선출하는 동시선거가 실시된다. 조합장 일제 선거는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숫자도 많아, 금전 살포 등의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도대체 조합장이 뭐길래?」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느 곳을 막론하고 조합의 수장을 뽑는 선거는 늘 과열 양상이었다. 조합장 선거를 둘러싼 열기가 왜 이렇게 달아오르는지에 대해 조합원이나 농·축·수협·산림조합 관계자 그리고 국민들은 알고 있다.

지역 기관장 이상의 대우와 억대 정도의 연봉. 많게는 1년에 수조원대의 사업자금을 결제하며 인사권까지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과연 자격 있는 사람이 조합장에 당선되어 조합을 위하고 조합원을 위하고,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은 조합장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으냐 하는 데 대해선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것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필자는 30여 년간을 보아왔다. 정말로 훌륭하고 역량을 갖춘 조합장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조합장도 보아왔다. 이번 동시선거 실시 공표 이후에도 일부 인사들은 사전선거운동으로 상대후보를 비방하거나 금품을 살포하여 이미 백여 건 넘게 말썽을 빚었다. 조합을 제대로 이끌어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 철학 없이 어떠한 방법이던간에 당선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안 된다.

당선이 된다고 해도 부정선거는 반드시 제재를 받을 것이므로 자신이 없어 부정선거를 획책하는 자는 이제라도 출마를 포기하는 게 좋다. 상대후보를 비방하지 않고 금품 제공이 발을 딛지 못하는 깨끗한 선거 문화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특히 위기의 농축산업과 농민을 구할 능력 있는 조합장은 조합원(투표자)이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번 조합장 선거가 나라 전체의 선거 풍토를 바꾼다면 정치권 및 지자체 선거가 공명선거가 되는 지름길로 현대사에 큰 획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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