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유통 전문 물류 효율화 통해 지역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

 

정부는 그동안 축산업 경쟁력 대책 가운데 「유통구조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정하고 소비와 공급의 균형점을 유지하는 동시에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유통비용 최소화를 중점 추진해 왔다. 특히 생산부터 유통·판매까지를 일관하는 ‘축산물 패커’ 중심의 계열화 시스템을 완성해 수급조절과 유통구조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 복안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축산업계는 반복되는 수급 불안정에 따른 가격 하락과 품질 균형 등의 악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축산물유통구조 개혁이라는 좀처럼 풀 수 없는 난제 가운데 물류 효율화와 지역적인 수급불균형의 문제를 해소하는 등 축산물 유통업계의 새로운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괄목한 만한 성장과 활약을 거듭하고 있는 「축산물 유통전문 회사」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생산부문 한계, 유통으로 해결 모색

㈜우성유통은 축산 농가와 가공업체의 연계 사업을 통해 최고 품질의 원료육을 공급하는 축산물 유통 전문회사다. 지난해 1월 설립해 1년여 만에 원료돈 2만3000두 공급, 매출액 850억 원을 기록하면서 유통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신화를 쓰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돼지 공급량이 줄어 물량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관계자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우성유통은 우성양행과 우성운수 그리고 정보연 우성그룹 회장의 출자로 설립됐다.

우성그룹은 사료와 약품, 방송사업은 물론 해외사업 진출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냈지만 정보연 회장은 생산부문에 국한된 사업으로는 향후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유통사업부문까지 외연 확장을 위해 전문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정 회장은 한냉과 CJ 등 축산물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어 축산물유통업계에선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하는 박정수 대표이사를 전문 CEO로 발탁했고 박 대표이사는 영업 인력을 모두 유통전문가들로 꾸려, 사업초기부터 박차를 가했다.

㈜우성유통의 축산물 유통은 돼지부문의 원료육 공급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특이할만한 점은 우성사료의 계열농장에서 생산된 원료돈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머지 원료육은 제일제당과 팜스코, 도드람 B&F, 서울사료, 선진, 이지바이오 가족농장 등 일반 사료회사와의 연계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료회사와 연계된 계열농장이나 급여농장, 가족농장에서 생산된 원료육을 전문 육가공회사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사료회사의 구매능력 보완

사료회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화사업이 현재 40% 수준을 넘어서고 있지만 이들의 판매능력이 완전치 않아 농가들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에서 ㈜우성유통의 구매력은 농가들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더불어 고품질의 원료육을 적정한 시기에 안정적으로 공급받길 원하는 가공업체들의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가속화하고 있는 계열화사업은 사료업계의 치열한 시장점유율로 이어지면서 물량을 중심으로 한 규모화에 치중되고, 상대적으로 원료육의 품질관리는 소홀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었다. 이 가운데 ㈜우성유통은 철저하게 생산과 유통의 분리 그리고 생산과 육가공업계의 접점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품질 원료돈 공급을 전면에 앞세움으로써 농가들에게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양시스템 마련을 적극적으로 유도해내고 있다.

사료중심 계열화사업으로 시장이 재편된 돈육 유통시장에서 ㈜우성유통이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것도 이같은 사업시스템과 원칙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돼지도체 등급판정결과 1등급 이상 출현율은 전국 평균 64%수준이었지만 우성유통이 거래한 돼지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75%를 넘었다. 직원들 모두 이같은 사업결과에 크게 고무되고 있고,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인프라 욕심 버리고 리스크 줄여

국내 축산계열화사업과 축산물 유통 사업은 축산물 유통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거나 보유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육계계열화업체들은 대부분은 도계장을 갖고 있거나 현재 축산물브랜드경영체의 대부분이 도축장 또는 최소한 육가공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그러나 ㈜우성유통은 국내 도축 및 육가공 시설 가동률이 매우 저조한 현실에서 인프라 확보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이미 마련되어 있는 도축장과 가공장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으로 고정투자에서 오는 리스크는 물론 인프라 가동에 따른 각종 비용 등 관리비를 줄이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여기다 소비자 접점의 소매유통이 아니라 전국의 육가공업체들과의 거래를 통한 원료육 공급으로 적재적소에 이들이 필요로 하는 물량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유통채널 확보로 치열한 유통시장에서 단숨에 확고한 포지셔닝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우성유통은 지역단위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품질 선호도에 따른 지역별 공급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여기다 4일 결제방식 고수와 아무리 돼지가 밀려도 계획한 물량은 틀림없이 구매해준다는 원칙을 지킴으로써 구매·판매부문에서 모두 교섭력을 갖추게 됐다.

 

생산-유통 전문화된 시스템 마련 최선

㈜우성유통은 올해 원료돈 공급을 4만두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계열화사업으로 고착된 유통환경을 다양화해 전문적인 축산물 유통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임직원들의 하나 된 목표다. 구매와 판매시장에서의 거래교섭력이 더욱 높아질 경우 유통부문에 더욱 진력할 수 있어 소비자가 요구하는 고품질의 돼지고기 생산을 독려하고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축산물 생산을 리드하는 전문 유통회사로서의 역할을 다해 산업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것이다.

사료회사는 고품질 축산물 생산을 위해 양질의 사료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축산농가는 소비자가 원하는 축산물 생산에만 전념하는 것. 축산물유통회사는 이렇게 생산된 축산물을 적재적소에 정직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그것이 우성유통이 꿈꾸는 비전이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없이 반복되고 강조되어온 말이지만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으면 국내 축산업계는 더욱 엄혹한 현실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정수 대표는 국내산 축산물의 경쟁력은 철저하게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한 축산물 생산만이 생존의 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충성도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해답은 우리 손에 달렸다”면서 “오로지 수출을 목적으로 생산된 외국산과 경쟁하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 지 보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료회사를 중심으로 재편된 계열화 사업과 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한 과도한 규모화 경쟁은 제대로 된 관리 부족으로 품질은 낮아지고 제대로된 판로없이 공급과잉만 초래될 뿐이라고 진단했다. 여기다 판매부문에서의 낮은 교섭력은 생산부문의 원가절감을 통한 시세차익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가 요구하는 축산물 생산과는 갈수록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박 대표는 “농가들은 무조건 납품하듯이 가축을 생산하고 출하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업계, 소비자가 원하는 축산물은 어떤 것인지 그에 맞는 생산 노력에 전념토록 하는 바른 유통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면서 “사료와 생산, 유통이 전문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정상적인 유통의 룰을 만들어 각자의 산업이 저마다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것, 힘들겠지만 이를 목표이자 사명감으로 생각하고 정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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