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소비 5%에 불과…나머지 모두 수출

 
 

뉴질랜드의 낙농은 세 마리에서 시작됐다. 1814년 유럽인 선교사 사무엘 마스덴이 암송아지 두 마리와 수송아지 한 마리를 처음으로 뉴질랜드에 데려온 후 이 세마리의 송아지는 오늘날 480만 마리로 늘어났으며 11000개에 이르는 푸른 목장을 만들었다.

아울러 현재에는 뉴질랜드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낙농부국으로 발전시켰으며 경제를 지탱해주는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발전했다. 전체 수출에서 낙농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5%를 차지할 정도다. 주요 낙농 제품으로는 분유, 치즈, 버터, 식품 원료 등이 있는데, 뉴질랜드 낙농산업은 대규모 가공 시설과 결합한 효율적인 목축 시스템, 연구 개발에 대한 많은 비용의 투자, 혁신적인 마케팅을 자랑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유제품 수출 비중은 전세계 유제품 교역량의 30%에 이르고 있으며 시장 영향력도 막강하다. 이뿐아니라 1962년 뉴질랜드에서 매년 젖소를 들여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우리나라 낙농산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천혜자연을 타고난 뉴질랜드는 100% 방목으로 젖소를 사육하고 있다. 패덕(paddock), 패처(pasture) 혹은 필드(field)라고도 불리는 방목장 형태로 젖소들은 1년 내내 야외에서 초지, 햇빛, 물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생활하고 있다. 100% 방목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풀의 습성에 따라 사일리지와 건초를 추가로 급여하고 있다. 사료 공장에서 가공한 농후사료를 전혀 급여하지 않으면서 방목과 사일리지, 건초 급여위주의 사육이 기본 원칙이다.

번식 형태는 우리나라와 같은 인공수정이 기본이지만 철저한 계절 번식을 통해 생산량을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계절 번식을 통해 낙농가의 80%가 봄(8월)에 송아지를 분만하기 때문에 8월이 우유생산의 성수기다.

300만 마리의 젖소가 동시에 인공수정에 들어가고 다음해 7월~8월 분만과 착유에 들어가면 10월 유량이 정점에 도달한다. 이시기에는 하루 평균 3500만 리터의 우유를 집유한다.

반면 건유기에는 내수 시장을 위한 8%의 낙농가만이 생산에 가담하기 때문에 건유기가 시작되는 5월부터는 유제품 생산 공장 또한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유지보수 등 휴식기에 들어간다.

생산자들 또한 이때가 이른바 휴가 혹은 방학이라 할 수 있다. 이때는 젖소뿐만 아니라 목장주도 함께 쉬면서 목장을 재정비 하거나 휴가를 떠나기도 한다. 우리나라 목장은 1년 내내 착유량과 목장환경의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뉴질랜드는 성수기와 비수기에 명확한 생산량과 환경의 변화가 드러난다.

뉴질랜드 낙농의 또 다른 특징은 우사가 없다는 것이다. 연중 방목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은 우사의 개념은 없고, 착유를 위한 착유실과 송아지를 포유하기 위한 송아지 포유시설만이 존재한다.

뉴질랜드 젖소는 태어나자마자 암송아지는 겨울 날씨에서 자생하고, 수송아지는 바로 도축해 송아지 고기로 수출 길에 오른다. 또한 어미 소 역시나 정상적인 자연분만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바로 도축된다. 우리나라처럼 수의사를 통해 수술을 하거나 처치를 할 경우에는 그 비용이 소 가격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아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유대정산시스템 또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는 원유품질을 기준으로 가격구조가 결정되는 반면 뉴질랜드는 원유가 아닌 유고형분 함량을 기준으로 정산하고 있다. 뉴질랜드 내 집유량은 1890만 kℓ로 유고형분으로 따지면 170만 톤이다.

80%의 목장이 봄, 즉 우리나라의 8월에 분만하는 한편 내수 시장의 시유공급을 위해, 전국 목장의 8%는 가을에 분만해 겨울에 시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조절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국 목장의 8%에서 생산되는 수준의 원유로 뉴질랜드 내수 소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정책적으로도 수출시장 확대 기반에만 집중돼 있으며 낙농분야 보조금 철폐로 1990년대 이후 낙농 및 유업에 대한 가격지지 정책은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뉴질랜드도 최근들어 수급 불균형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올해 들어서 심각한 수급불균형을 겪고 있다. 농가수취가격은 지난 2월 8.4NGD 이상 받던 유대가 5.3NGD(우유고형분 ㎏당) 이하로 떨어지면서 반 토막 났다.

2013년부터는 뉴질랜드가 수출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낙농부문에 대한 투자확대로 생산량을 늘린 가운데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 수입량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에 따라 농가 수취가격이 결정되는데, 이처럼 수출길이 막힐 때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뉴질랜드 낙농산업이 풀어야 할 난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이 좁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상 뉴질랜드는 수출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낙농정책방향도 수출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특히 정부 지원은 생산성 향상연구 및 수출시장 확대 등의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수출 쿼터의 단계적 자유화로 경쟁 유도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폰테라가 가진 유제품 독점수출권을 점진적으로 자유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뉴질랜드 낙농업 현황>

 

●집유량 : 1890만 ㎘(유고형분 170만 톤)

●낙농가수 : 1만 1891호

- 소유 또는 임차와 경영위탁 형태

●평균 사육마릿수 : 402마리

●사육마릿수 : 480만 마리

●평균목장면적 : 141헥타르

●젖소 품종 : 저지, 프레시안-홀스타인, 키위크로스(저지, 프레시안-홀스타인의 교잡종)

 

마크 앤 소피(Mark&Sophie) 목장 탐방

 

토지·목장 소유자 분리

수익의 일부 서로 나눠

57여만평 규모 600마리

일평균 1만6000ℓ생산

낙농가에 중요한 건 자연

토양성분·목초 관리 필수

 

마크 앤 소피(Mark&Sophie)목장은 토지 임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뉴질랜드 낙농업 중 한 형태로 토지소유주와 목장소유주가 분리되어있는 것을 말한다.

토지소유주는 토지에 관한 전반적인 관리를 도맡아 하는 한편 목장에서 나오는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목장의 토지 소유주인 마크 디블리는 당초 이 땅에서 40여 년간 낙농업을 꾸려왔으나 노령화와 질병으로 인해 목장경영이 어려워지자, 젖소를 처분하고 젖소만을 소유한 소피 드블리와 세어링(Sharing, 토지·설비·젖소 각각 소유)하게 됐다.

이 목장은 현재 190헥타르(약 57만 5000평)에 저어지, 프레시안-홀스타인, 키위크로스(저어지, 프레시안-홀스타인의 교잡종)등 600여두가 사육되고 있다. 일평균 생산량은 1만4300ℓ이며 폰테라에 납유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낙농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환경입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낙농업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 또한 낙농업의 일부입니다”

마크 디블리 대표는 낙농산업기반이 대자연이기 때문이 지속가능한 낙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후, 토양, 물 등의 관리가 낙농가에게 큰 임무라면서,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낙농을 영위하는 것이 뉴질랜드 낙농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환경이 뉴질랜드 낙농산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만큼, 토양성분과 목초의 종류, 잡초의 상태 등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여기다 가뭄 및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나타났을 때에 대처 능력도 농가가 갖춰야할 요건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